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6 조회수1,012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9월 26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 Who do you say that I am?”
 “The Christ of God.”
(Lk.9.20)
 
 
제1독서 코헬렛 3,1-11
복음 루카 9,18-22
 
 
어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테스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세 마리의 사냥개가 족제비 한 마리를 뒤쫓고 있었다. 족제비가 나무 밑의 굴로 도망간 지 얼마 안 되어 그 굴에서 토끼 한 마리가 튀어 나왔다. 토끼는 잽싸게 큰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토끼가 아래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사냥개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토끼는 위기를 벗어나 멀리 도망쳤다.”

선생님은 “이 이야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아는 사람?”하고 물었습니다. 학생들은 “토끼는 나무 위로 올라갈 수 없어요.”, “토끼가 어떻게 세 마리의 사냥개 위로 떨어질 수 있죠?”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계속 문제점을 말하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이 원하는 답을 말하지 못했지요. 그러자 선생님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족제비는 어디로 갔지?”

맞습니다. 학생들은 사냥개와 토끼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족제비의 존재를 잊었던 것이지요.

이 세상을 우리들은 숨 가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면 때로 사소한 문제들이나 ‘무가치한’ 일들에 지나친 관심을 시간을 소비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러는 샛길로 빠져 원래의 목표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앞서 사냥개들이 좇던 ‘족제비’는 사라진 것처럼, 우리의 목표를 이렇게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말합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실 군중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 엘리야,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나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예수님께서 그토록 많은 말씀과 행적을 보여주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겉모습만 볼 뿐, 진정으로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것을 새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답이 아닌, 엉뚱한 답만을 이야기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달랐지요. 그는 예수님의 뜻을 잘 알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우리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도 묻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내게 있어서 예수님이 어떤 분인가요? 예수님의 뜻을 알지 못한다면, 또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느끼지 못한다면, 베드로와 같은 정답을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내게 있어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깊이 묵상하여 봅시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신민영)

청운의 꿈을 안고 어렵게 들어간 외국어 고등학교. 그러나 그를 볼 때마다 추첨으로 신입생을 뽑은 게 아닐까 의심이 들곤 했다. 눈은 잔뜩 풀린 데다, 도무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내 짝 P. 그는 늘 나사 하나가 빠진 듯 삐걱거렸다.

P는 등교하자마자 책상 위에 엎어져 논스톱으로 12시까지 자다가 점심을 먹고는 사라졌다. 게다가 P의 땡땡이에는 이유가 없었다. P가 땡땡이를 친 이유는 단지 학교에서 할 일이 없어서였다. 친구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의 반밖에 머물지 않던, 그나마 그 시간도 잠자는 데만 쓴 P의 성적은 역시나 전교 꼴등이었다. 그러더니 결국 대학 진학도 포기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10여 년. 누가 봐도 구제불능이던 P는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지금은 번듯한 버스 광고 회사의 사장이다. 월수입이 자그마치 천만 원. 전교에서 1,2등을 다투던 친구들보다도 훨씬 낫다. 만날 잠만 자던 아이가 아침 일찍 나와서 거래처에 전화를 돌리는 모습을 보면 ‘내가 알던 P가 맞나?’ 의심날 때가 있다.

이쯤에서 던질 법한 질문. 이렇게 성실한 P가 왜 고등학교 3년 내내 눈이 풀린 채 살았던 것일까? 본인이 밝힌 이유는 참으로 심심했다.

“그땐 목표가 없었어.”

목표가 없으니 학교생활이 그렇게 무의미하더란다. 그러고 보니 그에게 왜 길에서 담배를 피냐, 왜 자꾸 수업시간에 자냐고 하는 사람은 많아도,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은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 그와 함께 진지하게 목표를 탐색하고, 학교생활이 그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려줬다면 고교생활을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엊그제 서점에 가 보니 자기 계발 서적이 가득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법’, ‘약속 시간에 늦지 않는 법’ 등 저마다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좋은 답보다 중요한 건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내 목표의식이 여전한지’, ‘초심이 흐트러졌다면 왜 그런지’ 스스로 묻고 다시 심장에 불을 붙이는 것만큼 훌륭한 건 없다. 구제 불능 P. 그는 단 한 가지 질문에 답했을 뿐이지만 모든 것이 바뀌었다.
 
 
 
 
 
 Yuhki Kuramoto - Timeless Love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