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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5 주간 금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5 조회수704 추천수9 반대(0) 신고

 

 

 

 

                                  연중 제 25 주간 금요일 - 콩깍지

 

                                                                         < 루카 9, 18-22 >

 

 

저는 신학교에 늦게 들어왔습니다. 신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좋아하던 사람도 있었는데 한 때는 그 사람 없으면 못 살듯이 예뻐 보였는데 그 감정이 사라진 지금 생각해 보면 여느 보통 사람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말 사랑하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는 말이 맞는가봅니다.

가만히 보면 결혼해서까지 눈에 콩깍지가 남아있는 부부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하고도 계속 상대가 예뻐 보이기도 하겠지만 또 많은 경우는 눈에 콩깍지가 떨어져 배우자에게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예뻐 보이고 안 예뻐 보이는 것은 그 상대방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자신이 그 상대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만약 꽃을 본다고 합시다. 꽃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모든 동물이 꽃을 아름답게 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만이 꽃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동물들은 그저 다른 풀들과 다를 것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만이 꽃을 아름답게 보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사람 안에 ‘아름다움’의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사람 안에 아름다움을 넣어 놓아서 그 아름다움으로 다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이 특별히 아름답게 느껴졌다면 내 안에 이미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고 어떤 사람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면 내 마음 안에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있는 콩깍지를 통해서 상대를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 눈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고 하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으십니다. 어떤 이들은 예언자라 하고 어떤 이들은 또 다른 사람이라고 하며 각자의 의견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만이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봅니다.

예언자를 예언자로 알아보면 예언자가 받을 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누구이냐에 따라 상대를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이미 그리스도를 그리스도로 알아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받을 상을 받을 만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일이 있은 직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당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그리스도로 알아 볼 수 있는 눈은 베드로가 스스로 지니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그것이 베드로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베드로에게 그것을 일러주셨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마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없었는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것을 넣어 주셔서 아름다운 것들을 구별할 수 있게 해 주셨듯이 베드로에게도 ‘사랑’을 넣어주셔서 참 사랑이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알아보게 해 주셨던 것입니다. 그 사랑을 우리는 ‘성령님’이라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도 하느님께서 사랑을 부어주시지 않으면 ‘나는 누구를 사랑한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신데 사람이 스스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스스로 하느님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한낱 하느님의 창조물이기에 하느님께로부터 사랑을 받지 않으면 누구도 사랑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신부님이 고해성사 때 이런 고해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싫은데 특히 몇몇은 더 싫어요.”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그렇게 싫게 보는 것은 상대방들이 정말 안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마음 안에 사랑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눈에 콩깍지를 다시 씌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아름다워 보이고 모두가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사랑하면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하느님께 사랑, 즉 성령님을 청하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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