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자매님 덕분에 오늘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2 조회수466 추천수1 반대(0) 신고

 

 

나에겐 엄마가 세 분 계신다. 내 영혼을 낳아주신 분의 어머니이시고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님, 그리고 내 육신의 어머니, 또 한 분은 나를 낳아주신 분은 아니지만 낳아주신 어머니처럼 엄마 같은 분 바로 그분이 성당에 계신다. 때로 이모 같기고 하고 어떤 경우는 누나 같기도 한 분이다. 예전 같으면 시집을 일찍 가시게 되면 충분히 나 같은 또래의 아들을 둘 수 있기 때문에 어머니 같으신 분이라고 해도 그렇게 어색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전에 병원에 가는데 문자가 하나 왔다. 문자를 빨리 보니 내가 엄마처럼 생각하는 자매님이었다. 빨리 내용을 확인해봤다.

 

찬미!! 베드로야 잘 있제? 성당 맨 앞에 있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고 안 보일 때도 있더라. 신부님께서 성당 안에선 사적인 얘기를 하지말라 하시니 마치면 그냥 나오기 바빠지네. 언제 점심식사 같이 하자이. 내가 살께. 카톡 초대 되었을 텐데 안 들어와도 된다이. 담에 설명할께. 안녕.

 

몸이 아파 병원에 가는 길이었지만 이 문자를 보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마치 난 이 문자가 하늘에서 성모님이 나에게 주시는 문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했다. 나를 낳아주신 분이 아닌데도 이런 느낌을 가지는데 정말 성모님이 만약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신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오늘 내내 이 짧은 메시지 하나가 내 육신의 아픔을 잊게 해 주는 것 같다. 지금도 분명하게 생각난다. 어머니 장례식장에 조문오셨을 때 입구에서 내가 맞아들인 모습이 생생하다. 몇 년 전 여름에 전화를 하긴 하셨는데 급한 일 때문에 짧게 인사만 하시고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시겠다고 하시면서 전화를 끊은 적이 있었는데 난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아마 내가 치매에 걸리지 않는 이상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 바로" 베드로야" 하시는데 그 인사말씀은 그냥 베드로야 하고 부르신 단순한 인사가 아니였다. 그 말씀에는 사랑과 애정이 듬뿍 담긴 정이 넘쳐흐르는 사랑스런 말씀이었다. 그래서 잊을 수 없는 것이다. 

 

내 전화에는 자매님을 이렇게 입력해놓았다. 아름다운 0000 자매님이라고. 왜 내가 22살이라는 연배가 차이나는 자매님을 아름답다고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느님만 아실 것이다. 처음엔 카톡 초대라고 해서 이게 무슨 말씀인지 몰랐지만 확인해보니 단톡을 설치해 초대를 하신 것이었던 것이었다. 한 분만 모르는 여자 분 세례명이 있고 나머지분들도 전혀 모르는 분이지만 일단 모르지만 초대에 수락했다. 담에 알려주시겠다고 하셨고 또 초대를 하셨기에 초대에 응해야 하는 게 그게 도리라 하긴 했었다. 오늘 생각해본다. 행복이 무엇인가?

 

같은 믿음 안에서 정말 아들처럼 때로 조카처럼 교우로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인사를 나누며 사는 과정에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처럼 멋진 행복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0000 자매님, 우리 성당은 특별히 존칭이 몇개밖에 없어서 자매님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난 그래도 자매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은 것 같다. 마치 어머니라고 하는 것보다 엄마라고 하는 느낌처럼 말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헤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진심 그날은 아주 먼 아득한 날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가끔씩이라도 얼굴을 뵐 수만 있어도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어주셔서 정말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이분한테 받은 사랑은 반드시 몇 배로 갚아드릴 것이다. 신앙 안에서 그 방법은 그분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될 것이다. 난 그분을 위해 하느님과 성모님께 애걸복걸하며 눈물로 기도를 해드릴 것이다. 그게 내가 은혜를 갚는 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자 말미에 인사가 '안녕' 이었다. 이 두 글자 인사말씀이 지금도 내 가슴을 설레게 해 준다. 오늘은 마침 오랜만에 자매님 덕분에 마음으로는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