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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25일 야곱의 우물- 루카 9, 7-9 묵상/ 그리스도인다운 삶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5 조회수742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리스도인다운 삶

그때에 헤로데 영주는 이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 더러는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 하고, 더러는 “엘리야가 나타났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났다.”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헤로데는 이렇게 말하였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보려고 하였다.
(루카 9,7-­9)
 
 
 
 
◆오늘 복음 앞부분에서는 예수님께서 파견한 제자들이 곳곳으로 흩어져 복음을 전하는 이야기가 나오고(9,6 참조), 뒷부분에서는 그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께 결과 보고를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9,10 참조). 제자들은 예수님처럼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했다. 헤로데 영주는 ‘이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해한다. 그러한 일을 하는 제자들을 둔 예수란 사람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 일화를 읽노라니 오래전에 읽은 가르멜 수녀의 전기가 생각난다. 너무 오래되어 세세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데레시다란 이름의 그 수녀가 자주 바쳤다는 기도문 하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성모님, 사람들이 저를 볼 때 당신을 보는 듯하게 하소서!’ 데레시다 수녀는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깊었다. 그는 성모님을 모범삼아 자신을 살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기도문에는 그러한 수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제자들이 복음선교 현장에서 보인 태도와 행한 일들은 유다인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보는 듯하게’ 했던 것 같다. 그러기에 헤로데는 ‘예수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했고, 유다인들도 “엘리야가 나타난 것일 게야”,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난 게 아닐까?”, “세례자 요한이 되살아난 게 틀림없어.”라며 수군거렸을 것이다.
 
가끔 “나를 보면서 ‘도대체 예수님이 누구길래….’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반성해 본다. 사람들의 관심은 두 갈래로 나눠질 수 있겠다. “도대체 예수가 누구길래 저 사람이 선하고 인내심이 많을까?” 또 하나는 “도대체 예수가 누구길래 저이는 저렇게 이기적이고 편협할까?” 나는 다른 사람들을 어떤 길로 이끌고 있는가?
 
10여 년 전 남편이 나에게 “네가 신앙인이라면서 그럴 수 있느냐? 믿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하고 말한 적이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산다고 자부했던 내게 그 말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나는 “내가 무얼 어쨌는데? 말해 주어야 알지.” 하고 쫓아다니며 물었다. 남편의 말은 내가 신앙인답지 않게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성급하게 굴고 편애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겨우 그걸 갖고 신앙인 운운하다니.’ 하는 서운한 감정이 있었지만 그런 게 아님을 곧 깨달았다.
 
내 행동이 남편의 눈에 그리스도인답지 않게 비쳤다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랬을 것이고, 그건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제대로 살아가고 있지 않음을 뜻했다. 남편이 지적한 것을 고치려고 꽤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지금도 불쑥불쑥 그런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면 ‘아, 오늘도 실패했구나.’ 싶어 마음이 무거워진다.
 
믿음이 나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예수님을 만났으면서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헤로데와 내가 다를 게 무엇이겠는가?
장수정(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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