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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 숨바꼭질 ~♠†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7 조회수466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 요셉]                 [나: 알베르토]

†♠~ 3. 숨바꼭질 ~♠†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녁노을은 온 동네를 붉게 물들여 놓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놀러 나온 십여 명의 아이들은 말 타기 놀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덩치가 큰 덕구가 맨 끝에 매달려 있어 아이들은 가까스로 기어오르곤 하였습니다.

요셉의 차례가 되자 요셉은 실패하지 않으려고 좀 더 먼 거리를 두고 힘껏 달렸습니다.

“으랏차차차차차차~”

덕구의 엉덩이 위에 두 손을 짚고 발로 땅을 힘껏 차며 뛰어 올랐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덕구의 바지를 잡은 채 미끄러져 그만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갑자기 덕구의 엉덩이가 드러나자 아이들은 까르르 웃었습니다.

“아, 이놈아 떨어지면 그냥 떨어질 것이지 남의 바지는 왜 벗겨!”

덕구는 바지를 치켜 올리며 벌개진 얼굴로 벌컥 화를 내었습니다.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냐. 정말 미안해.”

요셉은 덕구에게 사과 하였습니다.

“요셉이 일부러 그런게 아니니까 덕구 네가 이해해라.

나는 못 봤어. 네 궁둥이를......”

낄낄대며 웃던 아이들이 덕구를 달래며 위로 하였습니다.


“요셉아, 요셉아.”

“요셉아 너희 어머니가 찾으신다.”

“예 어머니 저 여기 있어요?”

“ 안나 할머니 댁에 심부름 좀 다녀오너라. 찐 옥수수와 감자 그리고 밑반찬도 담겨 있으니 조심해서 잘 다녀오너라.”

“내일 가면 안 되나요?”

“옥수수와 감자가 식으면 맛이 없으니 어서 빨리 다녀오너라.”

“ 한창 신나게 놀고 있는 데....!”

요셉은 투덜거리며 어머니가 주시는 보퉁이를 받아 들었습니다.

“형, 나도 같이 갈까?”

동생 알베르토가 요셉을 따라 나섰습니다.

“넌 오지마. 나 혼자 빨리 뛰어 갔다 올 거야.”

“형아 혼자 가면 심심하잖아.”

“걱정마.”

“동생도 데리고 가렴. 제 발로 따라가는데 짐 될 거야 없지 않느냐.”

어머니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알베르토는 앞장을 섰습니다.

요셉은 길바닥의 조약돌을 힘껏 발로 찼습니다.

돌맹이는 허공을 날아 콩밭 위로 풀썩 소리를 내며 떨어졌습니다.

“형아, 콩깍지 부러지겠다.”

“부러지든 말든 네가 무슨 참견이야.”

요셉의 화풀이가 알베르토에게 떨어지자, 알베르토는 형이 자신을 집으로 돌려 보낼까봐 걱정이 되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안나 할머니 댁에 들어서자 거지였던 할머니가 예전과는 달리 전혀 다른 단정한 모습으로 안나 할머니와 함께 계셨습니다.

안나 할머니는 요셉 형제를 보시자 매우 반가워 허셨습니다.

“아이구, 반가운 꼬마손님들, 어서 오십쇼.”

“할머니 안녕하세요? 이거 어머니께서 보내셨어요.”

“뭘 이렇게 바리바리 싸서 보냈을까? 아이구 찐 옥수수와 감자네! 형님, 이거 잡수세요. 아직도 뜨끈뜨끈 하네요.”

할머니들께서 어린애처럼 기뻐하시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요셉은 오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희들도 같이 먹자. 어서 들어와 앉거라.”

“우리는 괜찮아요. 빨리 가야 되요.”

“벌써 가려고? 좀 더 쉬었다가 가지 않고서....”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그럼 조심해서 가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 더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길바닥의 조약돌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베르토. 우리 숨바꼭질 하면서 갈까?”

“형하고 둘이서 말이야?”

“우리 둘 밖에 없잖아. 심심한데 숨바꼭질이나 하면서 가자.”

“정말이야, 형?”

알베르토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형, 그럼 내가 술래 할테니 형이 숨을래?”

알베르토는 숨바꼭질을 하자고 하는 형의 제안에 너무도 좋아서 선심을 썼습니다.

“안 돼. 술래는 가위 바위 보로 정하는 거야.”

“그럼 형은 주먹을 내. 내가 가위 낼게.”

“그건 공평치가 않아. 상대방에게 묻지 말고 네 마음대로 내. 알겠지?”

“가위, 바위, 보!”

“내가 이겼다. 형이 졌네~!”

“그래, 형이 스물을 셀 동안 너는 빨리 숨어.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 숨었다. 찾아라!”

알베르토는 숫자를 다 세기도 전에 옥수수 밭에 몸을 숨기고 나서 찾으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요셉은 옥수수 밭을 헤치고 들어가서 알베르토를 나무랐습니다.

“숨어서 소리를 내면 술래가 금방 알아차리잖아. 바보같이......”

“형아, 이젠 내가 술래 할게. 형아는 꼭꼭 숨어 있어 알겠지?”

“너보다 더 잘 숨을 테니 잘 찾기나 해!”

알베르토는 눈을 가리고 셈을 세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 두울,.......열아홉, 스물! 다 숨었나?

형아 다 숨었나? 형아 찾아도 되나? 형! 다 숨었어?”

요셉은 동생이 하는 행동이 너무도 답답하여 화가 치밀었습니다.

나가서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철이 없는 어린 동생과 숨바꼭질 하자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형! 아직도 숨었어? 어딨어? 요셉이 형~어~엉...!”

알베르토는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사방은 쥐죽은 듯이 고요하고 풀벌레의 울음소리만 찌르륵 찌르륵 들려왔습니다.

알베르토는 형이 숨바꼭질 하다말고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사이 주위는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어둠침침한 주위를 둘러보며 알베르토는 불안한 마음으로 형을 불렀습니다.

“혀어엉, 어디 있는 거야! 형어엉......???..어어어?..으악!”

두리번거리던 알베르토는 발을 헛디뎌 그만 비탈길로 미끄러졌습니다.

“왜 그래 알베르토? 알베르토 어딨니?”

“혀엉~! 나 여기있어. 잘 안보여서 미끄러졌어. 여기야 여기...아야야~”

요셉은 비탈길 아래로 굴러 떨어진 알베르토를 발견하고 달려갔습니다.

“형! 어디 있었어? 나는 형이 나를 떼어놓고 가버린 줄 알았어.”

“어서 내 손을 잡고 일어서 봐!”

“아앗! 발목이 아파서 못 일어서겠어.”

“그럼 내 등에 업혀. 형이 업고 갈게.”

요셉은 알베르토를 등에 업었습니다.

알베르토가 다 숨었느냐고 고함을 칠 때 때려주고 싶었던 마음이 후회되었습니다.

그때 대답을 해주었더라면 알베르토는 발목을 다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아, 나 무겁지? 형아 힘들지?”

요셉이 알베르토를 등에 업고 대문을 들어서자 어머니는 깜짝 놀라서 신발도 못 신고 버선발로 뛰어 나오셨습니다.

“도대체 어찌된 일들이냐? 알베르토가 어디 다쳤니?”

“비탈길에서 넘어졌어요.”

요셉이 알베르토를 내려놓자 알베르토는 서서 걸어 보려고 발을 떼어 놓다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습니다.

“아이구, 예수님, 성모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머니, 알베르토가 다쳤는데 뭐가 감사해요?”

“얘야. 발목을 다쳤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허리나 목이라도 부러졌더라면 어쩔 뻔 했겠니? 참으로 천만 다행이지. 성모님께서 도와 주셨구나.”

요셉은 어머니의 말씀이 알쏭달쏭 하였습니다.

알베르토가 다치게 된 것은 순전히 자기 탓이라고 여기며,

요셉은 동생과 어머니에게 마음이 아프도록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4. 우리 만세 부르자 로 이어 집니다.]

 

                                                                                   약속의숲 지혜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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