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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한가위 미사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4 조회수724 추천수3 반대(0) 신고

                                   

                                  

                                     한가위 미사 - 풍요와 감사.

 

                                                                                         < 루카 12, 15-21 >

 

오늘은 즐거운 추석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풍성한 가을에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것은 참 좋은 전통 같습니다.

수확의 계절에 그 소출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조상에게 먼저 차례 상에 올려 드리는 것은 아마도 이 모든 축복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며 더 조상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수확을 많이 올려 곡간을 늘려야 할 정도가 되었지만 바로 그 날 밤에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가십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그만큼 부자가 되게 해 주셨지만 그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잊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것이 부자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2주 정도 행려자들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툭하면 싸우시는데 그 원인이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한 번은 행려자중 한분이 다른 행려자분의 신문지를 집어가서 크게 싸움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신문지가 그들에게는 유일한 이불이기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잃어버린 분은 많은 신문지를 더 가지고 있었는데도 그 많은 가운데서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다른 사람을 그렇게 심하게 나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못살아서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집착하기 때문에 더 못살게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져보았습니다.

   아담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카인이었고 둘째는 아벨이었습니다. 카인은 농부였고 아벨은 목축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추수 때가 되면 카인은 먹지 못해서 버려야 할 것들을 하느님께 바쳤고 아벨은 남들이 보기에도 가장 좋은 살찐 짐승을 제물로 바쳤습니다. 제물을 하느님께 바친다는 것은 그 바치는 사람의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인데 하느님이 보시기에 아벨은 예뻐 보이고 카인은 못돼 보였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벨을 더 축복해 주셔서 재물을 풍족하게 해 주셨고 카인은 시간이 갈수록 흉년만 들게 되어 더 가난해졌습니다.

누구라도 더 감사한 마음을 갖는 사람에게 더 많이 주고 싶은 것입니다. 성경말씀이 진리라면 하느님께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은 축복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제가 첫 영성체를 위한 교리를 받을 때 저를 가르쳐주시던 수녀님께서 하늘나라에는 우리 각자의 이름이 쓰인 창고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그 창고에 돈이 쌓여 나중에 하늘나라에 들어가게 되면 그 재산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원히 살아야 할 하늘나라에서 부자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토마사도의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그는 인도에서 전교를 하다가 순교하였습니다. 인도의 어떤 왕은 매우 부강하여 자신을 위한 큰 왕궁을 짓기를 원했고 기술자를 찾기 위해서 이스라엘 쪽으로 사신을 보냈습니다. 이 사실을 계시로 알고 있던 토마사도는 그 사신에게 자신이 훌륭한 건축가임을 말하고 그를 따라갔습니다. 그 큰 건물을 짓겠다는 그의 담대함에 놀란 왕은 궁전 지을 비용으로 많은 양의 금을 주고 자신은 2년 동안 다른 곳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토마는 금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선교를 계속했습니다. 2년이 지난 뒤 왕이 귀국하여 이 상황을 알자 곧 토마를 잡아 가두고 어떻게 고통스럽게 죽일까 생각하다가 생가죽을 벗기고 화형을 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그 때 왕의 동생이 죽었다가 나흘이 지난 뒤에 살아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형에게 자신이 죽어서 겪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 보았더니 이 세상에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궁전이 하나 있더라고 합니다. 그가 그 궁전의 문지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함께 있던 천사에게 말을 했습니다. 천사는 이 궁전은 토마사도가 당신의 형을 위해서 지어놓은 것인데 그가 여기에 살 자격이 없으니 원한다면 다시 살려줄 테니 형에게 그 돈을 갚고 영원히 그 궁전을 차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왕은 토마에게 회개하고 값비싼 옷을 입으라고 내어 놓았습니다. 토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모릅니까? 하늘에서 영광을 얻기를 원하는 사람은 육신이나 현세에 관계되는 것은 무엇 하나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쉰들러는 자신의 재산을 잘 사용할 줄 안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산으로 가스실에서 죽어야 할 유태인들을 빼냈습니다. 이 영화의 명장면은 나중에 생명을 구한 사람들이 앞에 앉아있는데 자신의 차와 시계와 반지 등을 팔지 못한 것을 크게 후회하는 장면입니다. 그것들을 팔았으면 10명은 더 구해낼 수 있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는 하늘나라에 큰 보화를 쌓은 것입니다. 도울 수 있는데 돕지 못하는 것도 죄가 됩니다. 우리 옆에서 배고파 쓰러져가는 사람이 있는데 모른 척 하였다면 선행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악행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왜 물질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교만의 원죄 때문입니다. 하와는 눈이 밝아져 “하느님과 같아질 수 있다”는 뱀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게 됩니다. 아담도 다른 모든 것은 먹어도 된다고 허락되었지만 굳이 먹지 말라고 한 것까지 먹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당신 것을 떼어 놓으라고 하시며 ‘모든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영역까지도 침범함으로써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양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입으로는 ‘주님, 주님!’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이 모든 것의 주(인)님이 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신데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인간이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하며 하느님 행세를 하게 되는 것이 교만의 원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내 여자!’라고 하지만 사람은 사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내 아이!’라고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의 머리카락 하나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내 집!’이라고 하지만 죽으면 다른 사람이 들어 와 살게 될 것입니다.

‘내 돈!’이라고 모두가 돈을 움켜쥐고 있으면 경제는 망하고 맙니다. 돈은 피와 같아서 순환해야 하는데 꼭 쥐고 풀지 않으면 나도 죽고 다른 사람들도 죽게 만듭니다. 물이 들어와 빠져나가지 않아 죽은 바다가 되어버린 사해를 생각하면 집착이 자신도 주위 사람도 죽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 목숨!’ 누가 나에게 생명을 주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누군가가 나에게 생명을 주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태어났겠습니까? 그런데도 내 목숨이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원초적인 소유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떤 가난한 집에서 살다가 부잣집으로 시집 간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그 자매님은 부자처럼 보이려고 온갖 보석이며 옷을 사서 걸치고 다녔습니다. 보다 못한 시어머니께서 며느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얘야, 네가 왜 부자로 보이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구나. 이미 우린 부자란다. 남들은 네가 가짜 다이아를 하고 가짜 밍크를 걸쳐도 다 진짜라고 믿는단다.”

  그렇습니다. 우린 하늘나라의 상속을 약속받은 부자들입니다. 아무리 이 세상에서 돈이 많아도 지옥가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약속 받았습니다. 어떻게 더 이상 부자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이 세상에만 집착하며 살 수 있겠습니까?

혹시 우리도 가장 부자인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면서도 스스로 가난하게 느끼며 세상 것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묵상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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