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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4 조회수556 추천수1 반대(0) 신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9,1-6)

  -유광수 신부-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과 같은 운명의 삶을 산다는 것이다. 즉 "예수님과 같은 일을 하고 예수님과 같은 방법으로 살고 예수님과 하나되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활할 때만이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물에게 명령하시고 또 그것들이 이분께 복종하는가?"(8,25)라는 그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분의 삶을 살지 않고서는 도저히 그분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같은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어떻게 살아야하는 가에 대한 가르침이다. 파견된 이들의 목적은 모든 이들에게 생명의 빵을 주기 위함이다. 이런 사람이 되게 위해서 예수님은 첫 번째 제자들을 부르시어 당신을 따르도록 하셨고(5,1-11), 두 번째, 그들 중에서 열두 제자들을 구성하시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드셨고, 그들을 교육시키셨다.(6,12-8,56까지)

 

그리고 이제 이렇게 준비된 이들을 파견하신다. 이것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며 교육의 목적이다. 즉 부르심-교육-파견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교육과정이며 그 목적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기 위함이다."


예수님은 이 일을 하게 하기 위해서 제자들을 부르셨고 교육시키셨고 또 그 일을 하는데  필요한 힘과 권한을 주셨다. 오늘 복음은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제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해주고 있다. 따라서 제자는 자기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하고 또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생활해야하는 가를 알아야 한다.

 

그럼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힘과 권한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마귀가 갖고 있는 힘과 권한이 아니라(4,32.36) 죄를 사해주는 힘과 권한이다. 이 힘과 권한은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을 낫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파견된 사람들이다. 이 일을 하기 위해 불러 주셨고 양육시켜 주셨고 파견하시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의 신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허락된 사람들만 알고 다른 이들은 비유로만 알아 듣기 때문에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서 잘 모른다. 따라서 선교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주는 것이다.

 

선교를 하지 않으면 그리스도 신자라고 할 수 없다. 참된 선교사인가 아닌가는 내가 어디에 있든 또 어떤 신분으로 있든 반드시 내가 있는 그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주는 일을 하고 있는 가에 달려있다. 내가 그리스도 신자이면서 아직까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할 용기가 없고 또 어떻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해야하는지 잘 모를 뿐만 아니라 병자들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왜 그런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전하는 법이다. 내 안에 하느님의 나라가 없다면 또 병자들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이 없다면 하느님의 나라를 전할 수 없고 또 병자들을 고쳐줄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제자들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을 갖게 하기 위해서 그 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서 설명해주셨고 그런 교육을 통해서 병자들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훈련을 시키셨다. 오늘 복음 이전의 모든 교육은 바로 제자들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신 내용들이다.

 

우리도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성당에만 왔다 갔다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또는 맹목적으로 믿기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제자들처럼 직접 예수님을 따라 다니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것은 좀 더 구체적으로 복음을 공부하는 것이고 공부하고 묵상한 말씀을 실행하면서 복음적으로 사는 삶의 방법을 훈련받을 때 가능한 것이다.
 
복음 선포자는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 지 오늘 복음에서 가르쳐 주신 내용들을 묵상하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지팡이, 여행 보따리, 돈, 여벌 옷이다. 복음 선포자가 여행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마라는 것은 복음 선포자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즉 선교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예수님이 생활하신 방법이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필립2,6-7) 복음 선포는 물질적인 것을 아무것도 지니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은 복음 선포는 물질적인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분은 부요하셨지만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분이 가난해지심으로써 여러분은 오히려 부요하게 되었습니다."(코후8,9) 복음선포자가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가난한 모습에서부터 시작하라는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자기를 위해서 사용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부요하게 해주기 위해서 사용하라는 것이다. 복음선포자가 가난하면 가난할수록 더 많은 것을 다른 이에게 줄 수 있다.


이토록 가난한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복음 선포는 나의 능력이나 재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과 능력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약해지는 것을 만족하게 여기며, 모욕과 빈곤과 박해와 곤궁을 달게 받습니다. 그것은 내가 약해졌을 때 오히려 나는 강하기 때문입니다."(코후12,10)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하느님은 가난한 이들에게서 활동하신다.

제자들이 가지고 가지 말아야할 것들은 우리들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고 필수적인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을 지니지 마라고 한 것은 무슨 뜻인가?


복음 선포자는 선교를 떠나면서부터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 입을까?" 하며 걱정 하지 말고 "그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야 한다. "(마태 6,32-33)

 

지금은 우리가 이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신앙 생활의 여정은 항상 나만을 위한 생활에서 다른 이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진보하고 성숙해지는 여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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