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9월 23일 야곱의 우물- 루카 8, 19-21 묵상/ 예수님의 가족이 되는 길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3 조회수710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수님의 가족이 되는 길

그때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가 예수님께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루카 8,19-­21)
 
 
 
 
◆오늘 복음 말씀을 듣고 기쁨이 솟구쳐 오름을 느꼈던 때가 언제였는지 잘 모르겠다. 성경을 천천히 읽다가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는 대목에 와서 ‘나도 예수님의 가족이 될 수 있구나!’라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한다는 것의 의미는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마냥 기뻐했던 때가 있었다.
 
오늘 다시 복음을 천천히 읽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고 형제자매가 된다는 말은 바로 내 이웃, 내 원수가 내 형제자매가 된다는 말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의 어머니나 자매는 되고 싶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어머니나 자매는 되고 싶지 않다. 이게 솔직한 내 본심이다. 만일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내 형제요 자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바로 그 사람의 형제요 자매로 자처하시는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된다. 곧 예수님의 가족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기막힌 일이 있나!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8,`21) 이 말씀이 내게 도전해 온다. ‘자, 어떻게 할 테냐? 네가 그토록 싫어하는 저 사람을 형제요 자매로 인정할 테냐, 아니면 거부하고 예수님의 가족 구성원이 됨을 포기할 테냐?’ 그래도 그리스도 신자입네 하고 살아온 세월이 있어 예수님의 가족이 됨을 포기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내 마음이 거부하는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마음에 돌덩이가 얹힌 듯하다. 복음은 늘 내게 도전장을 내민다.
 
4년 전부터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머니가 인절미를 좋아하셔서 퇴근할 때 사가지고 들어간 적이 있다. 나는 무엇을 먹든 되도록 처음부터 흘리지 말고 먹자는 쪽인데 어머니는 반대로 먹을 땐 편하게 먹고 나중에 치우자는 쪽이신 것 같다.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인절미를 드신 뒤 무릎 위에 떨어진 고물을 탁탁 털며 일어났다. 고물은 마루 위에 고스란히 떨어졌고 어머니는 그것을 그대로 밟고 지나가갔다.
 
나는 떨어져 으깨진 고물을 바라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인절미 고물이 내 사랑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리란 걸 직감했다. 고물이 떨어질 때마다 언제나 기꺼이 치우기로 마음먹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인절미를 자주 사들고 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는 인절미를 사오지 않으리라. 고물 없는 절편 종류만 사오리라.’ 결심하고 그대로 실행할 것인가? 하느님의 가르침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문제는 이렇게 내게 ‘인절미를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와 같은 사소한 일에서 구체적인 현실이 된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지만 사실 우리 주위에 원수는 많지 않다. 싫어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지 모른다. 예수님은 너와 성향이 다른 사람, 그래서 너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형제자매로 따뜻하게 감싸 안으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면 너는 내 어머니요 형제자매라고 말씀하신다.
장수정(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