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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리읽는 복음/연중 제21주일/영은 생명을 준다/양승국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2 조회수46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21주일/요한 6,60-69 <하산(下山) 길에>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형제들과 함께 한 명산을 오르면서 산은 마치도 영적으로 충만한 사람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과묵한 사람, 늘 진지한 사람, 늘 변함없는 사람, 그래서 편안한 사람, 언제든 찾아가면 늘 거기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 마음이 답답할 때면 붙들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세상살이의 고초를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결국 다시금 살아갈 힘과 용기를 안겨 주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온 몸으로 말해주는 사람...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뻘뻘 땀을 흘리며 기를 쓰고 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지난 주일에 이어 또 다시 영, 생명, 영원한 생명에 관련된 말씀하고 우리에게 건네주고 계십니다.

육(肉)에 대비한 영(靈)의 우위성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영적생활이란 어떤 것일까요? 육체가 이끄는 대로 행동하기보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영혼의 소리에 따라 행동하는 생활, 눈에 보이는 것이 결코 다가 아니기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것을 보고자 노력하는 생활이 아닐까요?

제대로 된 영적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끼고 있었던 색안경을 벗어 버리게 됩니다. 고정관념이나 자기중심주의에서 자유롭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그토록 기를 쓰고 보아도 볼 수 없었던 천국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영적여정이 시작될 때 그리도 지긋지긋하던 십자가가 사실은 가장 큰 하느님 은총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도 우리를 지루하고 고달프게 만들었던 일상생활이 눈부신 경이로움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그리도 우리를 성가시게 했던 이웃들이 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영적생활의 기쁨에 푹 잠기게 될 때 주변 모든 사물들이 다 스승으로 변할 것입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며 떨어지는 꽃잎들, 바람에 서걱거리는 대나무 숲, 출렁이는 금빛 물결, 고요한 호수, 황금빛 석양...이 모두는 다 인생의 진리를 말해주는 스승이 될 것입니다.

영적인 눈을 뜨고 새로운 감성으로 다시 읽는 복음서는 오랜 세월 우리가 지니고 있었던 의혹과 불신을 뛰어넘게 해줄 것입니다. 영적인 한 인간이 봉독하는 복음은 다름 아닌 생명의 복음이요 희망의 복음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하산 길에 다시금 힘겨운 다짐을 하나 해 보았습니다.

좀 더 멀리 내다보자고, 좀 더 천천히 가자고, 좀 더 크게 생각하자고, 내 일생의 가장 큰 숙제인 ‘나’를 한번 뛰어넘어 보자고...

나를 버리고, 나를 비우고, 나를 떠나고, 그 빈자리에 자비로운 ‘주님의 현존으로, 충만하게 채워 보자고...

또 다른 새날이 은총의 선물로 우리 두 팔 가득히 안겨진 축복의 주일 아침입니다.

주님 마음에 드는,
주님께서 기뻐하실 영적으로 충만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양 승국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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