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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연을 넘어서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19 조회수465 추천수9 반대(0) 신고



인연을 넘어서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 세상에 참여하고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언젠가 마리아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자매님들에게

“지금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마리아처럼 예수의 어머니가 되시겠습니까,

지금 내 자식의 어머니가 또 되시겠습니까?”하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겠는지,

이미 맺은 모자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시겠는지 물은 것이지요.

이것은 이 세상에서의 선택을 물은 것이지만

죽고 나서도 이 선택에 대한 질문은 이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저 세상에 참여하고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세상의 인연을 놓지 않고 이어가려는 사람은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그래서 저 세상에 참여하지도 부활에 참여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이는 마치 예수님과 마주친 군대라는 악령이

사로잡고 있는 그 사람에게서 떠나라는 주님의 명령에,

그러면 돼지 안으로라도 들어가게 해달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악령은 끝까지 이 세상을 떠나기를 거부하고,

다시 말해서 저 세상과 하느님께 가기를 거부하여

돼지와의 동거로라도 해야겠다고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죽고 난 뒤에 하느님 나라에 가는 사람은

지금의 인연은 끝내고 하느님과의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통공의 교리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리고 지금 위령성월을 지내는 우리는 통공의 교리에 입각하여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기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느님께로 가면 모든 과거 인연이 끊어지는 것이라면

무슨 기도가 필요하겠습니까?

 

인연에 매인 기도라면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편적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같은 하느님의 자녀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서

죽은 어머니를 위해 살아있는 우리가 기도하고

이 세상 자녀를 위해 천상의 부모가 기도하는 건 있을 수 있겠지요.

 

오늘 복음에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말씀은

누구의 부인, 누구의 엄마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이고,

그것은 꼭 죽어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이세상사는 동안 사랑하도록 맡겨진 이들을 충실히 사랑하면서도

소유하거나

매이지 않는 사랑을

하느님 자녀로서 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도 되겠지요.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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