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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20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9 조회수650 추천수8 반대(0) 신고
 

 9월 20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 루카 8,4-15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제게 뿌려진 은총의 말씀들>


   며칠간 세미나를 다녀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형제들을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봉사할 수 있겠는가?’하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를 위해 훌륭한 강사께서 물 건너 오셨습니다.


   제대로 된 형제적 봉사를 위해 리더십, 조직력, 친화력, 참신한 아이디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등등 여러 덕목들이 요구되지만, 보다 우선적이고 중요한 덕목은 ‘영적생활에 우선권을 두는 삶’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제대로 된 봉사를 하기 원한다면 다른 무엇에 앞서 ‘영적으로 충만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 참으로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었습니다.


   영적으로 충만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복잡한 세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심산유곡에 위치한 봉쇄 수도원으로 들어가서 하루 온종일 기도 속에 보내는 사람일까요? 하루 10시간 이상 감실 앞에 앉아 성체조배에 전념하는 사람일까요?


   그보다 영적인 사람은 성령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람, 무얼 하든지, 먹든지, 마시든지, 운동을 하든지,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는 사람이야말로 영적인 사람입니다.


   기도, 미사, 영적 독서, 피정뿐만 아니라 공부 휴식, 운동, 취미활동, 잠을 잘 때에도 하느님과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은 바로 영적인 사람이며 제대로 된 영성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기보다는 성령의 활동에 많은 부분을 내어맡기는 사람, 밤이슬 내리듯, 미풍이 불어오듯 소리 없이 우리 곁에 머무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영적인 사람입니다.


   이런 영적인 사람이야말로 보다 효과적인 형제적 봉사를 위해 적합한 사람입니다.


   좋은 말씀들을, 핵심을 찌르는 말씀들에 다들 많이 반성을 했고, 형제들과의 공동체 생활에 새로운 전망을 지니게 되어 다들 기뻐했습니다. 주님께서 보내주신 뜻밖의 선물로 여겨졌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들은 그 말씀들을 마음 깊숙이 간직하는 일입니다. 피부로 와 닿는 만만치 않는 현실 앞에서 가르침을 떠올리며 인내하는 것입니다. 인내를 통해 풍성한 결실을 맺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 앞에 펼쳐진 현실은 이론과는 너무나 다르더군요. 집으로 돌아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인내심이 흔들립니다. 갑자기 다가온 잡다한 걱정거리들로 인해 숨이 막힙니다. 밀린 숙제들이 압박합니다. 그 주옥같은 말씀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제게 뿌려진 은총의 말씀들이 바람에 흩어지지 말고 제 마음의 밭 안에 뿌리내려지길 기대합니다. 지속적인 자기 비움과 낮춤으로 말씀의 씨앗들이 숨 막히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작고 초라하나마 싹을 틔우고, 작은 열매나마 맺히기를 소망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67번 / 생명이신 천상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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