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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26.“(그를) 막지 마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25 조회수1,908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르 9, 38-43, 45, 47-48(연중 26 주일)

 

연중 26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 전례>에서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일꾼의 협조를 통해 일하신다.’는 것과 그 일꾼들을 막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1 독서>에서는 모세와 그를 돕는 일흔 명의 원로를 뽑아 일하시고자 하십니다.

그런데 원로로 임명받은 두 명은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한 채, 그들의 진영에서 하느님의 영을 받고 예언하게 됩니다.

그러자 여호수가가 모세에게 그들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모세는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주님의 영을 내려주었으면 좋겠다.”(민수 11, 29)고 말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받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말씀하십니다.

요한은 마귀를 쫓아내는 이들을 보고는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보려고 하였습니다.”(마르 9, 38)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요한은 ‘저희’라는 말을 세 번이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그를 보았고, 그는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고, ‘저희’는 그를 막으려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잘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우리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아니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교회공동체에 속하는 이들은 예수님의 양들이지, ‘우리 자신의 양이 아입니다. 공동체의 유일한 목자는 그리스도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양떼일 뿐입니다. 우리가 공동체 속해 있는 이유는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해서이지, ‘우리들만의 일치를 위한 것이 아니며, ‘우리들이라는 인간에 속해 있기 위함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한처럼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하고 말하는 것은, 제자의 본분을 잃은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바로 앞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 9, 37)라고 하시면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하셨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십니다.

                                                 “(그를) 막지 마라”(마르 9,39)

‘마귀를 쫓아내는 이가 우리를 따르는 이가 아니라 하여 그를 막는’ 제자들의 옹졸한 마음을 질타하십니다.

 사실, ‘나는 해도 되지만, 너는 안 된다’는 특권의식이나, ‘우리는 되지만, 너희는 안 된다’는 내로남불의 편파의식은 참으로 오만하고 이기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구원하시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모든 이를 당신 협력자로 모으십니다.

곧 교종이나 주교, 성직자나 수도자, 세례 받은 신자들만을 당신의 협조자로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교회는 항상 열려 있도록 요청받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만을 혹은 저희만을 위해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기”(2코린 5,15) 때문입니다. 교회는 독점되어서도 안 되고, 배타적이어서도 안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뿐만 아니라, 원수마저도 받아들이는 혁명적인 전환을 요청하십니다.

하물며, 자기 형제들을 막는 일은 더 더욱 안 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마르 9,42)

하오니, 주님!

다른 이들이 저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좋은 일을 막지 않게 하소서! 좋은 일은 나만이 해야 될 것인 양 독점하지 않게 하소서! 오히려 그들이 더 좋은 일을 더 많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은 되고,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은 안 된다는 독선을 부리지 않게 하소서! ‘우리’는 해도 되지만, 너희는 해서는 안 된다고 편을 가르지 않게 하소서! ‘우리’라는 특권으로 다른 이를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그들이 ‘우리’의 양떼가 아니라, 당신의 양떼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스스로에게 갇히는 일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게 하소서! 비록 생각이 다르다 해도, 우리에게 속해 있지 않다 해도,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게 하소서! 불신이 있는 곳에서 오히려 신뢰를 지키고, 긴장과 대립이 있는 곳에서 오히려 친교와 통교를 이루게 하소서! 타종교인이거나 타국인이거나 내치는 일 없이 반겨 끌어안게 하소서!

오늘도 제 손과 발이 형제와 이웃을 막는 도구가 아니라 친교를 맺는 도구가 되게 하시고, 제 눈이 그들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게 하소서! 자신의 구원만을 바라보지 말고 남들의 구원도 바라보며, 남들이 나에게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자신의 이기와 이해타산을 떠나, 손해 볼 줄을 알게 하소서! 우리를 따르지 않는다 해도 거부하거나 비방하지 않고, 오히려 형제로 여기고 사랑하게 하소서!

마음을 제 자신에게 붙들어 매지 않고, 당신께 꼭 붙들어 매이게 하소서! 제 손과 발과 눈이 제 마음과 공모하지 않게 하소서! 그 뿌리를 잘라버리고 마음을 새롭게 하소서! 제 몸과 마음을 절단하고 수술하시어, 온 몸이 망가져 사라질지라도 더 귀중한 당신의 생명이 살아나게 하소서.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려라~”(마르 9,43)

주님! 제 몸과 마음을 절단하고 수술하소서.

제 손과 발과 눈이 제 마음과 공모하지 않게 하소서!

제 마음에 손과 발과 눈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마음 안에서부터 그 뿌리를 잘라버리고 마음의 뿌리를 새롭게 하소서!

온 몸이 망가져 사라질지라도 더 귀중한 당신의 생명이 살아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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