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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체성(identity)의 뿌리" - 9.1,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01 조회수501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9.1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1코린2,1-5 루카4,16-30

                                                    
 
 
 
"정체성(identity)의 뿌리"
 


“수도자는 누구인가?”
매일 이렇게 물으며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당신의 종위에 당신의 얼굴을 빛내어 주시고,
  자비로움으로 살려 주소서.”

“하느님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

두 시편 구절들,
새삼 하느님은 우리 정체성의 뿌리임을 깨닫게 합니다.
 
정체성의 거울인 하느님을 통해서 내가 누구인지 압니다.
 
일찍이 토마스 머튼은 영적 지도자의 두 역할은
하느님을 잘 사랑하고 참 나를 알도록 안내해 주는 것이라
갈파한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과 참 나의 정체성이 직결되고 있음을 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을 찾는 이들,
결국은 참 나를 찾기 위해 수도원에 오는 것입니다.
 
하느님 탐구와 참 나의 탐구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며칠 전 만난 두 자매님들의 고백이 생각납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울며 정체성의 혼란을 고백하는 어는 자매에게
저의 책 ‘둥근 마음, 둥근 삶’을 선물하며 잘 묵상해보라 했습니다.
 
또 한 자매의 고백입니다.

“세상일에 몰두하다가 나를 잃는다 싶을 때
  즉시 신부님의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책을 읽으며
제자리에 돌아옵니다.”

제자리의 발견, 바로 정체성의 확인입니다.
 
정체성의 욕구, 우리 모두의 근본적 욕구입니다.
자기를 알아야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비교로 인한 열등감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자기를 몰라, 자기를 잃어버려 무질서와 혼란의 방황입니다.
우리의 정주서원 우리의 정체성 확립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는 지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안식일 마다 늘 회당에 가셔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신 주님이십니다.
 
마치 매일 성전에서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하느님의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면서
정체성의 뿌리를 확인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이사야 예언자의 이 말씀이
바로 예수님의 정체성이자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평생 이 말씀대로 자기 받은 사명에 충실하셨던 주님이셨습니다.
 
결코 우리의 정체성은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이웃의 자유를 위해 파견 받은 존재의 삶,
바로 이게 예수님은 물론 우리 모두의 정체성입니다.

너를 위한 삶이 바로 나를 위한 삶이라는 데
정체성의 심오한 비밀이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웃을 위한 투신의 자연스런 열매가 자아실현입니다.
 
이웃 형제들 없이
아무리 ‘내가 누구인가?’ 정체성을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발견되는 자기가 있다면
거짓 자아의 환상이기 십중팔구입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매일 실천의 삶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늘 새로이 확인하면서
영원한 오늘을 사셨던 주님이셨습니다.
 
‘언젠가 거기’에서가 아닌
‘오늘 여기서’ 자기 받은 사명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것,
정체성 확립의 지름길입니다.
 
새삼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의 규칙적 삶이
정체성 확립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나는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지 않았고,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정체성의 뿌리는
바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임을 깨닫습니다.
 
약하고 두렵고 떨리는 중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이 아닌
성령의 힘으로 복음 선포에 매진한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인간의 지혜가 아닌
하느님의 힘에 바탕 둔
믿음을 진작시키려 혼신의 힘을 다했던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이 모든 고백들,
얼마나 깊이 그리스도께 깊이 뿌리 내린 그의 정체성인지 깨닫게 됩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해
주님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고
당신 자유의 도구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피신하는 사람!”(시편3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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