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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88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2 조회수467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5주간 목요일]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전에는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본뜻은 빵은 말씀이며, 자녀들은 이스라엘 민족이며, 강아지들은 이방인을 의미합니다. 그럼으로 이방인은 구원하지 않고 이스라엘 민족만 구원한다는 초기 그리스도 교인의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서 기자는 모든 민족도 말씀으로 구원한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느낌을 받은 것은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는 말씀을 묵상한 여운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오늘 복음을 접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위 두 말씀을 하나로 묶어서 다시 알려주는 가르침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는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여 직언을 하라는 가르침으로,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는 말씀은 그 어떤 것이라도 무비판적으로 또는 획일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항상 가변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유연하게 생각하라는 교훈으로 묵상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직언은 그 대상이 설사 '주님'이라 할지라도 직언을 하라는 뜻이어서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부인의 딸아이는 요즘 병명으로는 영양실조에 걸렸던 것으로 상상하고 묵상을 하겠습니다. 영양실조는 당연히 영양을 많이 섭취해야 하므로 딸아이가 영양을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빵 부스러기도 남기지 말고 다 먹여라는 뜻으로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고 하신 말씀으로 오늘은 묵상하겠습니다.
 
이는 주님의 말씀이므로 설사 납득이 가지 않더라도 아무런 의심도, 아무런 이의도 달지 말고 무조건 주님의 말씀에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어떤 부인은 자신의 생각과 예수님이 생각이 다른 점에 대하여 분명하게 자신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교도 여인이어서 예수님의 말씀에 순순히 따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 여인은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르고 있으므로 비록 이교도 여인이지만 예수님을 100%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부인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반문하며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 아이의 병이 설사 낫지 않는다 하더라도 강아지들을 위해서 저는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분명한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교도 여인도 하찮은 강아지들에게 이처럼 자비를 실천하고 있는데 우리 그리스도 교인들은 과연 이런 자비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게 합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 말씀은 예수님이 진심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므로 자기 자식들만 생각하는, 자비가 없는 우리 사회를 반어법으로 질타하고 계시는 말씀으로 들려오기도 합니다. 이교도 여인만큼도 자비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섬긴다는 그런 잘못된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로도 묵상을 할 수 있지만 오늘은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밝히는 즉 직언의 관점에서 묵상하려고 합니다.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하시며 그 여인의 딸아이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판단하여 "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신 말씀과 동일한 가르침으로, 직언할 대상이 설사 '주님'이라 할지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주님의 뜻이라 할지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납득이 갈 때까지 여쭤보고 확인하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주님을 믿지 않는다면 주님에게 여쭤보고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주님을 믿기에, 주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기에, 주님의 뜻을 더 분명하게 알아야 주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말씀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라고 알려 주고 있음에도 권력자의 지시이기 때문에, 또는 교회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도 판단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의문이 생기면 의문이 풀릴 때까지 묻고 물어서, 직언을 할 일이 있으면 직언을 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과 동일한 복음인 마태오복음서에 의하면 바로 이런 믿음이 참된 믿음이라는 뜻에서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리 그 자체이신 하느님을 올바르게 섬길 수 있으며, 그런 섬김을 하는 사람만이, 비록 이교도 여인이라 할지라도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또 오늘 복음을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시험하였다는 관점에서 묵상하여도 묵상 내용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대답하여야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비록 당신의 말씀이라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또한, 그 길 만이 구원에 이를 수 있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바로 이런 믿음이 참으로 큰 믿음이며,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음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를 잊지 않도록 언제나 성령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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