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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 사막의 은수자들" - 8.29,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29 조회수469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8.29 금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예레1,17-19 마르6,17-29

                                                      
 
 
 
"세상 사막의 은수자들"
 


도시든 농촌이든 함께 해도 외롭고 쓸쓸한 사막이 되어가는 세상입니다.
세상 사막의 은수자들 같은 오늘 날 사람들입니다.

“어둠에 싸인 세상을 천주여 비추소서.”

입당 성가(28) 후반부 대목처럼,
세상 사막의 어둠을 비추시고자
매일의 미사를 통해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중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꼭 오늘의 현실을 두고 하는 말씀 같았습니다.

“내 백성은 참으로 어리석구나.
  이렇게 나의 속을 모르다니.
  미련한 자식들, 철없는 것들, 나쁜 일 하는 데는 명석한데
  좋은 일은 할 생각조차 없구나...
  땅을 내려다보니 끝없이 거칠고 하늘을 쳐다보니 깜깜합니다.
  산을 바라보니 사뭇 뒤흔들리고 모든 언덕은 떨고 있습니다.
  아무리 돌아봐도 사람 하나 없고, 하늘의 새도 모두 날아갔습니다.”

그대로 오늘의 현실에 해당되는 예언 같지 않습니까?

어리석은 철부지들은 날로 넘쳐나는 세상,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한 공해와 오염으로
땅은 거칠고 하늘은 깜깜합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희망적이기 보다는 비관적 세상입니다.
함께 해도 외롭고 쓸쓸한 세상 사막에서
은수자들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같습니다.
 
하여 요한 세례자의 영성이 고맙고 귀합니다.
비단 수도원의 수도승들뿐 아니라 세상의 믿는 모든 이들,
사막의 수도승 영성을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아침성무일도 찬미가 첫째 연입니다.

“드높은 공덕갖춘 행복한 이여, 당신은 깨끗하기 눈과도 같고,
  죄라곤 모르옵는 능한 순교자, 은거를 사랑하신 예언자시여.”

어제 밤에 읽은 요한 세례자에 관한 소개 글과도 같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금욕가(ascetic)였고,
순교자(martyr)였으며,
은수자들의 아버지(father of hermits)였고,
마지막 예언(last of the prophets)이었으며,
그리스도의 선구자(forerunner of Christ)였습니다.
 
순교자들의 후예라는 우리 수도승들의 모범이자
믿는 모든 이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입니다.

늘 자신의 영육을 단련하는 금욕가의 삶을,
매일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순교자의 삶을,
아버지와 깊은 친교를 나누는 은수자의 삶을,
옳고 그른 것을 용기 있게 말하는 예언자의 삶을,
그리고 주님의 길을 닦는 그리스도의 선구자로서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 또한 순교자이자 은수자의 전형입니다.
아버지와 깊은 친교의 은수의 삶 중에 주님의 격려 말씀을 듣습니다.

“이제 너는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나...그들에게 말하여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과 깊은 친교를 나누는 침묵과 고독의 은수자의 삶입니다.
낮에는 활동으로 분주해도
밤에는 은수자로 머물러 영육을 하느님으로 충전시켜야 하겠습니다.
 
이래야 넘치는 내적 활력으로
사막 같은 세상에 하느님의 훌륭한 전사로서
영적전투를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하고
수차례 충언하다 순교의 죽음을 당한 요한 세례자,
그의 내공의 깊이를 짐작하게 합니다.
 
헤로데 또한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들 두려워하였으며,
그의 말을 기꺼이 듣곤 했다하지 않습니까?
 
우유부단함과 분별의 지혜 부족으로
교활한 헤로디아의 사주에 넘어가 요한 세례자를 참수했지만
그의 마음은 몹시 불안하고 불편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순교적 삶을 사는 우리들을 충만케 하십니다.
 
오늘의 퇴장 성가(452)의 후반 대목
‘그 이름 안에 사는 자 영원히 살리라.’ 도 큰 위로가 됩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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