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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한 삶, 행복한 죽음" -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6 조회수80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9.16 화요일 이 동식(베네딕도) 신부(1927-2008) 위령미사 
                                                                                                
욥기19,23-27 마태5,1-12

     
                                               
 
 
 
"행복한 삶, 행복한 죽음"
 


보통 죽음 하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우리에겐 즉시 ‘부활’과 ‘하느님’이 떠오릅니다.
 
허무로 끝나는 죽음이 아니라
새 생명의 시작인 부활로 이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제대 옆 밝게 빛나는 부활초가,
이 거룩한 위령미사가 그 생생한 증거요,
이를 통해 한량없는 위로와 평화를 얻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의 날은 곧 천상탄일이 됩니다.

아마 우리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중요한 마지막 시험은 죽음일 것입니다.
 
이 죽음의 시험날짜를 미리 알면 준비라도 하겠지만
알 수 없으니 참 힘든 시험입니다.
 
하여 사막교부들은 물론 베네딕도 성인의 다음 지혜로운 권고입니다.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

우리는 지금 어제 하느님께서 불러 가신
우리의 수도형제 이 동식 베네딕도 신부님의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정할 수도 알 수도 없는,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는 죽음의 날짜와 시간입니다.
 
다음의 증거가 베네딕도 신부님의 선종의 죽음임을 분명히 합니다.
 
첫째, 순교자 성월에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평소 순교적 삶을 사셨던 삶의 결과입니다.
 
둘째, 성모 통공 축일에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평소 신부님의 성모신심과 더불어
성모님의 사랑을 얼마나 많이 받으셨는가 짐작이 갑니다.
 
셋째, 추석 전날이나 추석날이 아닌,
바로 추석 다음 날 오후 늦게 임종하셨다는 것입니다.
형제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부님은 1927년에 태어나셔서
수도원에 입회하여 얼마 되지 않은 후 6.25 전쟁이 발발하자
뜻하지 않게 강제로 인민군에 편입되어 종군하다 포로가 되었다 합니다.
 
이어 반공 포로 석방 시 거제도에서 자유의 몸이 되었으며
곧 수도원에 다시 들어오셨다 하니
하느님의 오묘하신 섭리가 놀랍기만 합니다.
 
그 후 1956년에 첫 서원, 1959년에 종신서원,
1960년에 사제서품에 이어
여러 소임지에서 평범히 그러나 충실히 생활하시던 중
2002년 노환으로 본원에 들어와 투병하시다
어제 2008년 9월15일 오후4:25분경 선종하셨습니다.

신부님의 삶과 죽음,
밖에서 보면 평범한 삶에 죽음 같으나
안에서 보면 외롭고 힘든 때도 참 많았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 역시 밖에서 볼 때는 평범해 보여도
안에서 보면 외롭고 힘들 때도 많듯 말입니다.

새삼 뚜렷이 부각되는 것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 한 분 보고 수도원을 찾아 온 우리들에겐 더욱 그러합니다.
수도서원 시의 수시페를 기억할 것입니다.

“주님, 저를 받으소서. 그러면 제가 살겠나이다.
  주님은 저의 희망을 어긋나게 하지 마소서.”

하느님 한 분께 희망을 걸고 봉헌생활에 전념하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성무일도 시 다음 시편, 수도자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

우리 죽음의 날은 애타게 그리던 주님의 얼굴을 뵙는 날입니다.
매일, 평생을 하느님의 얼굴을 그리워하며 살 때
행복한 삶에 행복한 선종입니다.

“주님을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

매일 언제나 한평생,
이 생명 다하도록 하느님을 찬미할 때 행복한 삶에 행복한 선종입니다.
 
하느님을 언제나 그리워하며
이 생명 다하도록 하느님을 찬미할 때,
행복한 삶에 행복한 선종입니다.
 
그대로 오늘 복음의 행복선언 말씀대로 살 수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저절로 겸손한 삶에,
살아서나 죽어서나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 될 것입니다.

평범한 듯하나 실상 비범한 삶,
누구나 그만의 특별한 삶과 죽음입니다.
 
보이지 않는 자기와의 싸움, 영적전투가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독서의 욥의 죽음을 앞둔 현장에서 그 영적전투가 참 치열합니다.

“나의 살갗이 뭉그러져 이 살이 질크러진 후에라도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
  기어이 이 두 눈으로 뵙고야 말리라.
  내 쪽으로 돌아서신 그를 뵙고야 말리라.”

‘뵙고야 말리라.’라는 말이 무려 세 번 나옵니다.
 
이런 하느님 향한 불퇴전의 기백 있어야 영적전투에 승리합니다.
 
안으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욥의 평소 삶을 반영합니다.
 
아마 선종하신 베네딕도 신부님의 내적 삶도 이러했을 것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 역시 행복한 삶에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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