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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29 조회수979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8월 29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The king said to the girl,
“Ask of me whatever you wish and I will grant it to you.”
He even swore many things to her,
“I will grant you whatever you ask of me,
even to half of my kingdom.
(Mk.6.22-23)
 
 
제1독서 예레미야 1,17-19
복음 마르코 6,17-29
 
 
옛날, 어떤 왕이 매일 여러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눈부신 의복을 입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며 뽐냈다고 합니다. 백성은 어떻게 살든지 상관하지 않고, 왕은 늘 자기만을 생각했지요. 이 모습을 좋게 보지 않았던 신하 중 한 명이 매일 들여다보며 자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뽐내는 왕의 거울을 치워버렸습니다.

다음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왕은 자기의 모습을 보려고 거울을 찾았지요. 그러나 거울은 보이지 않고, 거울이 있던 자리의 창문을 통하여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순간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지치고 굶주린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창백한 여인과 굶주린 아이를 보았고, 먹을 것을 찾으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이들과 허리가 구부러진 노인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왕은 곧바로 자기의 화려한 의복을 벗어버리고 대신 평민들이 입는 소박한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는 백성들 가운데로 나아가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오직 자기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고 관심을 쏟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과연 보일까요? 아마 어떠한 것도 볼 수 없고, 어떤 소리도 들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이치인 것이지요.

오늘은 진리와 정의를 위해 순교한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들은 헤로데 왕을 만나게 되지요.

그는 사실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습니다. 이 모습을 끝까지 유지했으면 역사 안에서 의인으로 기억될 텐데, 그는 헤로디아 딸의 춤 값으로 헛된 맹세를 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말지요.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헤로디아와 그 딸은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청을 했고, 헤로데는 손님들 앞에서 망신을 당할까봐 그 청을 들어주고 말지요. 바로 자기만을 생각하는 처사였고, 그 결과 그는 역사 안에서 세례자 요한을 죽인 악인으로 기억되고 맙니다.

그 역시 분명히 기회가 있었습니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마음만 버렸다면, 그는 올바른 의인의 모습으로 역사의 흐름 속에 서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기만을 보느라 그 기회를 걷어차고 말았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내 자신만을 보느라 정신없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자신만 보고 있을 때는 예수님도 이웃도 결코 볼 수 없음을 명심하십시오.



나만 생각하는 어리석은 길을 걷지 마십시오.





나의 발자취는(최용우)

한 아버지가 여섯 살짜리 아이를 옆자리에 태우고 가다가 그만 신호위반으로 교통경찰에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차를 세우고 운전면허증과 그 밑에 만 원짜리 몇 장을 살짝 감추어 건네 줬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경례를 붙이며 그냥 보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눈이 똥그래져서 이 광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괜찮다, 얘야. 다들 그렇게 한단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방학을 맞이해 과일가게에서 한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싱싱한 과일은 잘 보이게 해놓고 오래된 과일은 뒤에 감춰 두었다가 팔 때 끼워 파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괜찮아, 다들 그렇게 해서 과일을 판단다."

아이가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취직을 했으나 큰 횡령사건을 저지르고 감옥에 수감되고 말았습니다. 면회를 온 부모님들이 말합니다.

"아이고 이놈아! 넌 도대체 누굴 닮은 거냐! 왜 너는 가르치지도 않은 짓을 했느냔 말이다."

"괜찮아요. 아버지, 다들 그렇게 해요. 전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뿐이에요."
 
 
 
Yuhki Kuramoto - 사랑의 언약 (愛の語ら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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