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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5일 야곱의 우물- 요한 19, 25-27 묵상/ 우리의 한 분 어머니!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5 조회수876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의 한 분 어머니!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요한 19,25-­27)
 
 
 
 
◆전에 가장 열악한 산동네를 찾아 공부방을 시작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우리 가정이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지 뼈아프게 체험했다. 30가정에 양쪽 부모가 있는 아이는 두세 명, 더 놀라운 것은 한 부모 가정 중에 엄마와 있는 아이는 네 명뿐이고 거의 아빠와 살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의 피폐 상태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4학년만 되면 내면의 분노가 폭력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부모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은 탓으로 아이는 아무 죄 없이 받아야 할 사랑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땅의 모든 어머니에게 자식이란 죽는 날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천륜의 근본이 무섭도록 빠르게 무너져 가고 있다. 어느새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사랑이신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완전한 사랑의 어머니가 필요함을 아시고 한 어머니를 주신다. 아들 예수님 없이는 존재 이유가 없는 분이 성모님이시다. 두 분의 사랑과 일치는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신비’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을 인류 구원의 산 제물로 바치면서 이미 당신 자신도 사랑으로 함께 죽으셨다. 그런데 그 기막힌 아들이 십자가에서 고통 중에 죽어가며 어머니에게 한 유언이 바로 ‘인류의 어머니’가 되시라는 말씀이다.
 
성모님은 십자가 밑에서 아들 예수님 대신 우리 죄인을 자식으로 얻으셨기에, 가장 고통을 안겨준 이 자식들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의 진리다. 가장 복되신 여인이라고(루카 1,48 참조) 일컬어진 분이 더없는 통고(痛苦)의 여인이셨다는 사실이 바로 이 진리, 곧 ‘사랑과 고통의 정비례 법칙’을 증명해 준다.
 
이 세상은 ‘죄의 무감각’이라는 가장 무서운 병에 걸려 의식할 겨를도 없이 ‘죄의 홍수’에 휩쓸려 파멸로 떠밀려 가고 있다. 혼자 힘으로는 세속이라는 거대한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 갈 수가 없는, 이런 세상에 살아야 하는 가엾은 우리에게 예수님은 유일하게 죄를 모르시는 거룩한 어머니를 새 구원의 방주로 주신다. 예수님과 함께 영혼 깊이 못 박히고 창에 찔리신 성모님의 티 없으신 성심을 우리의 안전한 피난처로 주신 것이다.
 
지금도 예수님의 손발에 못질하는 그 제단 옆에는 언제나 성모님이 계신다. 천상 어머니는 희생제물이 되신 당신 아들을 바치는 비통한 봉헌을 거룩한 미사 때마다 계속하신다. 여전히 당신과 예수님에게 못질을 계속하는 이 못난 자식들을 함께 바치시는 거룩한 사랑의 어머니, 이분을 나는 내 영혼의 집 안에 어머니로 모시고 살고 있는가? 진정한 어머니를 잃어가므로 인간이 파괴되어 가는 오늘날, 나의 모습과 삶으로 또 하나의 인자하신 어머니 마리아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는가?
방순자 수녀(성가소비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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