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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출발하는 사람들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05 조회수607 추천수9 반대(0) 신고
 
 
 

“마음의 평정은 자기가 헛되이 바라고 있는 것을 충족시킴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 같은 바램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에픽테투스
서울 농아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했다.
드디어 교사가 되기 위해 실습을 나가는 첫날이 다가왔다.
평소에는 거의 입을 일이 없었던 양복까지 말끔하게 세탁하고
하얀 와이셔츠까지 깨끗하게 다려놓았다.
그 때만 해도 정말 군계일학이었는데, .....
(당시에는 전혀 그런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랬을거 같다는 착각^^)
지금은 머리 숱도 적어지고 얼굴도 많이 늙어버린 것 같다^+++^.
농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화사전을 들고 외웠지만
학생들에게 종이에 써 가며 배우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재미있었다.
드디어 연구수업 시간,
학습 자료로 그림도 그리고
미리 학생 몇 명을 상대로 연습까지 했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참관했던 선배 선생님들 모두 정식 교사보다 더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러나, 숙제를 내준다는 것이 수화를 잘못 해서
5번 노트에 써 오라는 숙제가 5천번이 되었다고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수학여행, 외국연수, 첫 출근, 처음 영어를 배우려고 학원에 나가던 날…
이렇게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하게 되면, 가슴이 설레고 어떤 흥분까지 느낀다.
초등학교 5학년 땐 중학교에 다니는 형에게 살짝 다가가서
영어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형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였을 텐데,
그걸 가르쳐 달라고 했으니 형이 곤란했을 것은 뻔했다.
그래도 영어는 어떻게 읽는지
너무 너무 궁금해서 빨리 중학생이 되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6학년 겨울방학 때 어머니께서 그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근방의 대학생 형에게 과외공부를 약 두 달 시켜주셨다.
그 때 비로소 영어 알파벳을 배우고 발음기호며 문장을 배웠는데 정말 열심히 했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자그마한 중1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열심히 단어를 외웠다.
내 영어 기초는 그 때 배운 것이 전부고 그 이상 향상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도 중1수준밖에 안된다.
중학교 올라가서 학교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영어는 이미 다 배운 것들이었고
그래서 시들해져 버린 것이다.
참 지금 생각하면 바보스럽다.
그 때 좀 더 수준있는 영어를 배웠다면 싶다.
그 때 어머니가 그 어려운 살림살이에
행상까지 하면서 모은 돈으로 아버지 몰래?
과외란걸 시켜주신걸 두고 두고 감사한다.
정말 재미나게 신나게 열심히 배웠었다.
그 때, 영어 알파벳마다 발음기호가 있어서
‘지오오디’(good)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굿’이라고 발음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굉장히 신기했고,
발음기호를 하나도 빠지지 않고 외우고 쓸 수 있었다.
영어사전 찾아 발음하는 방법과 품사 구분하는 방법을 그 때 다 배웠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것에 매혹되어 가는’ 생활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쁨을 가져다주고,
그에 따라 새로운 의욕도 불러일으킨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
어느날 예수님을 만나서 엄청난 양의 고기를 잡게 되었다.
세 사람은 큰 충격을 받았고
예수님의 신비한 힘에 이끌려서 예수님한테 완전히 빠져버린다.
그래서 그분이 당신을 따르라고 하자 기꺼이 그분을 따라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들의 새출발하는 모습!
지금까지 의지했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예수님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내 딛는 모습은
정말 멋지고 흥분되고 기대되는 모습이다.
우리도 하루 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변화된 삶을 살기 위해 새출발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그런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선교다.
선교 책자를 들고 다니면서
"한 번 읽어보세요!" "성당에 다니세요" 말하는 것은
쑥쓰럽지만 재미난 일이기도 하다.
장난스런 마음, 개구진 마음, 즐기는 마음으로
이웃 사람들에게 "성당에 다니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은
즐거운 놀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갔던 제자들처럼
새출발은 그전의 것들과는 어느 정도 혹은 완전히 이별해야 한다.
그렇게 이별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출발,
새로운 모험이 가져다주는 커다란 기쁨,
기대, 설레임, 희망 때문일 것이다.
여러분 모두 새출발하는 하루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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