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모든 것이 다 우리의 것" - 9.4,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04 조회수549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9.4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1루카3,18-23 루카5,1-11

                                                  
 
 
 
"모든 것이 다 우리의 것"
 


평범한 말도 새삼스런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습니다.

어제 외출 중 버스 운전 중인 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제가 전에 준 강론 집에 감사하며 한 질문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삶이고
  제한된 수도원 구역에서의 삶인 데
  어떻게 그렇게 끊임없이 새로운 강론이 나올 수 있어요?”

질문을 듣고 ‘은총’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밤 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해 허탈해 하는
시몬의 심중을 헤아린 듯 주님의 말씀입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어디가 ‘깊은 데’ 입니까?
바로 여기 평범한 일상이 깊은 데입니다.

무수한 삶의 의미들을 잡아 올리는 깊은 데입니다.
눈만 열리면 어디나 무수히 널려있는 삶의 의미들입니다.
 
단조롭고 제한된 수도원도
저에겐 삶의 의미들을 무수히 잡아 올리는 깊은 데입니다.
 
계속 잡아 올려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삶의 의미들입니다.

주님 말씀에 순종하며 머물러 살 때
기적이요
그 어디나 깊은 데입니다.

바로 여기에 정주영성의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정주영성을 사는 우리 수도자들,
어리석은 이 같으나 실상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자기가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도 그대로 이런 진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시몬은 밤새 세상 지혜를 다하여 노력했어도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지만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쳤을 때 많은 고기를 잡았습니다.
 
어리석은 이가 되어 정주영성을 사는 지혜로운 여기 수도승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생각을 아시니 그것이 허황됨을 아십니다.
 
그러니 아무도 인간을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을 자랑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이들
세상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나 하느님의 눈에는 지혜로운 이들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던진 시몬,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를 잡았습니다.
 
순종할 때 허무의 삶의 바다는 의미 충만한 삶의 바다로 바뀝니다.
전광석화 같은 깨달음에 눈이 열려 주님을 만난 시몬입니다.
 
스승님에서 주님으로 그 호칭이 바뀝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주님의 거울에 비친 죄 많은 제 모습을 발견한 베드로입니다.
주님을 만나 참 자기를 발견할 때 구원이요 이게 진정한 기적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주님을 만난 시몬, 새로운 인생의 출발입니다.
 
주님을 새롭게 만날 때 매일이 새 하늘, 새 땅입니다.
 
시몬과 그 일행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를 때 모든 것을 얻습니다.
 
사실 주님을 따르는 우리들에게는 모든 것이 우리들의 것입니다.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우리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주님을 믿고 순종하는 우리들, 그 어디나 깊은 데입니다.
모든 것이 다 우리들의 것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시간
깊은 데에서 주님을 만남으로 새롭게 하루를 출발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에 넘치고 너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참조).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