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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2 조회수1,053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Can a blind person guide a blind person?
Will not both fall into a pit?
(Lk.6.39)
 
 
제1독서 1코린 9,16-19.22ㄴ-27
복음 루카 6,39-42
 
 
어떤 부부가 대판 싸움을 하고는 말을 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남편도 또 아내도 절대로 먼저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지요. 그런데 남편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음 날 출장을 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했거든요. 하지만 새벽잠이 많은 남편으로써는 혼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먼저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깨워달라는 부탁을 안 할 수도 없어서 테이블 위에 이러한 메모를 남겼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깨워 줘.’

다음 날 아침, 남편이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시계 바늘이 7시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자기를 깨워주지 않은 아내가 원망스러웠습니다. 화가 난 남편은 아내를 찾으러 거실로 나갔는데, 거실의 테이블 위에 다음과 같은 메모지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4시 30분이에요. 빨리 일어나세요.'

괜히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서 말로 하지 않고 글로써 자신의 부탁을 이야기했던 남편이었지요. 이에 아내 역시 글로써 남편의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각에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글만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이 자신의 자존심을 조금만 굽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신이 원하는 시각에 일어날 수가 있을 테고, 제 시간에 출장을 갈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를 내세우는 마음, 그 마음 때문에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손해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기를 내세우는 마음을 가지고는 화합하며 살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를 낮추는 마음,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의 삶을 통해서만이 모든 이를 받아들이며 행복한 주님의 나를 체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 없듯이, 또한 눈 속에 티가 들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눈 속에 든 티를 빼주겠다고 말할 수 없는 법입니다. 그러나 자기를 내세우는 마음을 놓지 않고 있기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바오로 사도께서도 제1독서를 통해서 이러한 겸손의 삶을 말씀하십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이런 겸손의 삶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나를 드러내기 보다는 주님을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삶이 주님으로부터 썩지 않는 화관을 얻는 삶입니다.



겸손합시다.




정반대의 응답

은수자 커쉬는 위대한 성덕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의 기도는 대체로 응답을 받았고, 그래서 기적을 행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가 사람들의 부탁으로 비를 빌었으나 하늘에서 내린 것은 비가 아니라 불이었다. 또 어떤 여인의 청을 받아 병든 아들을 낫게 해 달라고 빌었으나, 아이가 낫기는커녕 오히려 죽고 말았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부탁하기에 돌을 빵으로 변화시켜 달라고 빌었더니 돌들은 빵이 아닌 전갈로 변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온 읍이 은수자 커쉬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사람들은 커쉬를 죄인으로 취급하고 읍에서 내쫓은 다음, 다시는 읍내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했다. 광야로 나간 커쉬는 고적한 동굴에서 한숨을 내쉬며 하느님께 기도했다.

“하느님, 어찌하여 하느님께서 일을 이렇게 만드셨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제가 비를 기도했는데, 하느님은 불을 내리셨습니다. 제가 치유를 기도했는데, 하느님은 죽음을 내리셨습니다. 제가 빵을 기도했는데, 하느님은 제게 전갈을 내려 보내셨습니다. 그 덕에 저는 이제 무뢰한이요, 죄인이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따돌림 받고 있습니다."

그러자 응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아, 나는 네가 오래 전에 기도한 청을 들어 주었을 따름이니라."

“주님, 그 기도가 무엇이었습니까?"

커쉬가 물었다.

“항상 겸손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였느니라."
 
 
 
 Why do you notice the splinter in your brother’s eye,
but do not perceive the wooden beam in your own?
(Lk.6.41)
 
  
Pledging My Love - Aaron Nev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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