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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부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14 조회수464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7.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무게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부부

젊은 신부한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가 빈에 있는 교회에서 사목하고 있을 때, 잘 알고 지내던 대 학교수 부부가 여행을 와 이곳저곳을 안내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에 가면 마치 동양의 돌부처처럼 가는 곳마다 십자가가 있 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십자가를 볼 때마다 눈길을 돌리며 "아, 보기 싫어" 하고 중얼거리더랍니다. '이런! 이들이 십자가를 싫어하는 데는 무슨 이유가 있구나' 하 고 신부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의 거리에는 십자가가 너무 많아 도저히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랬는데, 그들을 안내하는 동안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고교생이던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던 것입니 다. 아주 우수한 학생이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던 희망의 별이었습 니다. 그런 아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 비참한 현실과 기억 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유럽 여행을 온 것이었습니다. 첫날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자, 그들이 신부에게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왜 우리는 유럽같이 지겨운 곳을 골랐을까요?" "세상을 떠나 숨이 끊어진 사람을 나무에 매달아 사람의 눈앞에 걸어두다니, 얼마나 끔찍한 짓이에요?" "이런 끔찍한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눈앞에 걸어두다니. 인간 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부부가 마치 공격을 하듯 신부에게 말했고, 신부도 상대방의 기 세에 눌려 얼마간 뒤로 물러섰지만, 그들의 마음이 치유되기를 기 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부는 아직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 중한 보물을 빼앗긴 데 대한 분노 때문에 모두 보기 싫었던 것입니 다. 그 분노가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를 향해 폭발한 것입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신부와 함께 빈 교외의 유서 깊은 거리를 돌아보면서도 부부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습니다. 세상을 떠 난 아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아이였는지,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지, 얼마나 효심이 깊었는지에 대해 말할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이름난 유적을 보아도 모든 것을 아들과 연결시켰습니 다. 장엄한 성당에 들어가도 '아, 전에 아들과 함께 미술관에 갔을 때, 그 애는 서양미술에 흥미를 보였지' 라는 생각에 잠기고, 아름 다운 호수를 보면 '유치원 때 그 애를 처음 바다에 데리고 갔지' 라 고 추억하고, 빵집 옆을 지날 때는 '정말 그 녀석은 빵을 좋아했 어' 라고 말하며 침울해합니다. 그런 나날이 2주 정도 이어졌습니다. 신부는 전혀 마음을 열지 않는 부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지만, 그들의 고통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그저 잠자코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수밖에 없었 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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