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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사말을 들을 때에'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5 조회수460 추천수1 반대(0) 신고
인사말을 들을 때에(루가 1,39-56)

-유 광수신부 -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에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자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 안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내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오늘 복음을 보면 기쁨이 약동하는 것을 느낀다. 인사를 하는 사람이나 인사를 받는 사람이나 모두가 기쁨의 소리를 전하고 기쁜 말로 응답한다. 그 기쁨이 점점 더 커져서 마리아는 마침내 기쁨에 찬 노래를 불렀다.

서로가 칭찬하는 말이요, 상대방에게 듣기 좋은 말이요, 하느님이 이루신 이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이 들을 때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들이지만 그들은 서로 말이 통하고 또 그 말을 상대방이 이해해주고 받아주니까 더욱 신이 나서 이야기가 이어지고 나중에는 노래까지 부르게 된다. 이들이 주고받은 이야기들은 모두가 영적인 이야기로서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며 하느님이 자기들 안에서 이루신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루가 복음은 이렇게 다른 복음과는 달리 기쁨을 전해주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 기쁨이 점점 더 커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복음이 다 기쁨을 전해 주는 복음서이지만 특별히  루까 복음은 복음을 통해서 기쁘게 사는 이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쁨의 원천인 예수님의 탄생 예고와 그로 인해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마리아의 노래, 즈카리야의 노래를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을 환호하는 천사들과 목자들의 기쁨을 전해주고 있다. 즉 기쁨의 메아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다.


특별히 처음 두 장에서 잘 나타난다.  즈카리야의 노래, 마리아의 노래, 시므온의 노래, 베틀레헴 동굴에서 울려퍼진 천사의 노래는 드디어 예수님께서 등장하심으로써 구원이 도래한 사건을 노래하는 환희와 찬미와 감사의 표현들이다.  루가 복음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 사도들이 성전으로 돌아와 자기 눈으로 보아 온 바를 두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드리는 장면에서 끝을 맺는다. 따라서 루가 복음의 특성은 교회내에서 복음선포의 직무와 봉사와 직책을 수행하는 선교사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이런 질문에 해답을 주는 복음서이다. 즉 우리가 체험한 예수님을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전할 것인가를 교육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음 선포의 대표적인 모델이 마리아에게서 찾아 볼 수 있겠다.


엘리사벳의 인사를 받고 마리아는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 한다."고 노래불렀다. 복음 선포자의 영혼은 무엇보다도 주님을 찬양하는 영혼이어야 한다. 그리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는 자이어야 한다.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는 영혼은 참으로 복된 영혼이고 아름다운 영혼이다. 그리고 건강한 영혼이요, 구원된 영혼이다. 지금 나의 영혼의 상태는 어떠한가? 주님을 찬양하고 있는가?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는가? 나의 영혼도 주님을 찬양하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런 영혼이 될 수 있을까? 그 비결이 무엇일까?

우리는 여기에서 마리아의 영혼이 어떻게 주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 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나의 영혼도 주님을 찬양할 수 있고 즐거워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마리아는 "내 영혼이, 내 마음이"이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마리아의 영혼과 마음은 주님을 찬양하고 즐거워하는 주체이다. 마리아의 영혼과 마음의 상태는 늘 주님을 찬양하고 있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마리아의 영혼과 마음의 상태이라는 것이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마리아는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 보셨기 때문입니다."라는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주어가 나에서 주님으로 바뀐다. 즉 이제부터 마리아에게 역사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 마리아가 주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님께서 자신에게 해 주신 일들이 너무나 놀랍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마리아 자신에게 이토록 큰 일들을 이루어 주셨기 때문에 주님을 찬양하고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라고 그 이유를 밝히신다. 그래서 마리아의 노래는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마리아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오직 주님을 찬양하고 구원자 하느님을 즐거워한다는 것 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해 주신 놀라운 일들을 열거한 것이다.

 

우리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려면 우리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발견할 때 가능하다. 즉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들에 대해서 볼 수 있을 때 우리의 영혼도 주님을 찬양하게 될 것이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찬양할 수밖에 없고 즐거워 할 수밖에 없다.  놀라운 선물을 받고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오래 전에 모 수녀원에서 년피정을 지도한 적이 있었다. 마지막날 마리아의 노래에 대해서 강의를 한 후 수녀님들에게 각자 자기의 마니피깟을 써서 찬미가를 불러 보자고 하였다. 수녀님들은 자기 안에서 이루신 주님의 놀라운 이들을 적어 한 사람씩 자신의 마니피깟을 불렀다. 정말 아름다웠다. 정말 수녀님들의 영혼은 주님을 찬양하고 있었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 하였다.

 

우리의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지 못하고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능하신 주님께서 자기 자신에게 해 주신 놀라운 일들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영혼이 놀라운 일이 없는데 찬양하겠는가? 주님께서 구체적으로 왜 나의 구원자이신지를 알지 못하는데 그리고 나의 구원자이시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데 즐거워할 수 있겠는가? 기쁨과 찬양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놀라운 것을 체험하였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느님이 마리아에게 큰 일을 하셨다면 나에게도 분명 큰 일을 하셨을 것이다. 그 동안 우리가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이루신 일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데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한 것이지 주님께서 이루신 일들이 없기 때문에 발견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 안에 이루신 일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나의 마니피깟을 만들어서 주님께 불러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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