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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승천 대축일 / 조재형가브리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5 조회수620 추천수2 반대(0) 신고


 

성모승천 대축일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 성당 주임신부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한국 교회는 1월 1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과 함께 성모승천 대축일을 3대 의무 대축일로 정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 날들이 모두 국가 공휴일입니다. 1월 1일은 새해 첫날이라 공휴일이고,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라서 공휴일입니다. 8월 15일은 우리나라만 공휴일입니다. 바로 광복절입니다. 이날들이, 모두 쉬는 날이기 때문에 의무 대축일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보에서 아주 아름다운 시를 보았습니다. 제목은 ‘ 그 눈물로 이 얼굴 맑게 씻기어 ’입니다.

주일미사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달아날 때, 어머니가 나를 따라왔습니다. “얘야, 신발은 신고 가야지. 옷차림이 그게 뭐니?” 주님에게서 도망치고 숨다가 구덩이에 빠져 매질을 당할 땐 어머니가 거기 계셨습니다. “채찍의 벌을 저에게 주십시오. 제 자식입니다.” 2천 년 전부터 나를 위해 웃고 우는 어머니, 죽은 자식의 몸을 끌어올리듯 어찌하여 나를 내버려두지 않습니까?

땅의 길이 저렇듯 지평선에서 끝날 때, 無垢(무구)한 하늘의 빛처럼 내 몸에 떨어지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로 방황의 험한 얼굴 맑게 씻기어 여름 꽃나무의 꽃빛을 바라봅니다. 가시에 찔린 상처 위에 면류관이 빛나듯 어머니, 당신께서 열어 주신 이 눈부신 아침, 아직도 애끓는 당신의 눈빛처럼 흔들리는 꽃빛들, 저 무수한 비바람의 얼룩진 길, 당신의 고통이자 축복 앞에 비로소 굴복하듯 땅바닥에 무너져 팔을 치켜듭니다.”

성모님에 대한 많은 글을 읽었지만, 공부를 하려고 읽었고, 강의를 하려고 읽었기에 그렇게 감동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주보에 실린 글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를 위해서 무던히도 고생하셨던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주보에 실린 글을 집에 가셔도 다시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교구장이신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성모승천 대축일을 맞이해서 담화문을 발표하셨습니다. 주교님을 대신해서 담화문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담화문도 집에 사셔서 다시 한 번 읽어 보세요.)

성모 승천 대축일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난 광복절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특별히 대한민국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아 더욱 뜻 깊다 하겠습니다. 이 기쁘고 복된 날에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게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구원 사업을 위해 가장 가까이에서 협조하시고 순명하신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성모님을 당신 곁으로 불러올리심으로 우리 신앙인 모두에게 장차 따라올 구원과 부활의 희망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입은 마리아가 잉태 순간부터 구속(救贖)된 분이라는 것을 믿을 교리로 가르칩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의 성모님에 대한 공경과 사랑은 각별합니다. 실제로 이 땅의 수많은 선조들이 모진 박해에도 성모님의 전구를 구하며 신앙을 지켰습니다. 이후 광복절과 우리나라 정부 수립일이 성모 승천 대축일과 겹치는 것이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이신 성모님께서 보살피신 결과라는 믿음으로 성모님께 대한 신심이 깊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봅니다.

성모 마리아는 한 마디로 하늘과 땅을 연결해 준 성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의 깊은 신심과 지극한 겸손으로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모든 이를 교류하고 소통시켜 화해와 용서를 통해 평화로운 삶으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평화는 소수 지도자들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이 함께 평화를 건설하는 데 아낌없는 노력을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분쟁과 대립으로는 평화를 건설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이들과 공존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 교회도 주님의 말씀대로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한 평화의 표지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거룩한 소명도 그리스도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프란체스코 성인이 자신의 기도에서 언급한 평화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지 겸손하게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세상 안에서 평화와 정의의 증거자로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성모님의 승천을 통해 보여 주신 하느님의 큰 은총이 여러분과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남과 북이 평화와 화해, 일치와 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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