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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정한 권위" - 9.2,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02 조회수55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9.2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1코린2,10ㄴ-16 루카4,31-37

                                                          
 
 
"진정한 권위"
 


‘권위적 이다.’ 라거나
‘권위주의자’ 라 하는 말을 들을 때
뭔지 모르게 억압 받는 듯 답답한 마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부감을 갖기 마련입니다.
 
권위를 거부하면서 권위를 찾는 모순적인 사람들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권위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권위가 사라지면 즉시 무질서와 혼란이 뒤따릅니다.
 
공동체 삶을 위해 진정한 권위는 필수입니다.

아주 예전에 희랍어 시간 교수신부님의
'권위(ex-ousia)'라는 희랍어 단어 어원풀이를 잊지 못합니다.
 
존재(ousia)로부터 나오는(ex) 것이 진정한 권위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뭔가 밖에 덧붙여진 권위가 아니라
안의 존재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권위라는 것입니다.
 
존재의 표현이 권위라는 것이지요.

어제 휴가 차 모처럼 빈손으로 외출했습니다.
늘 습관처럼 짐이 있든 없든 여행 가방 비슷한
큰 검정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어제는 비도 오고하여 빈손으로 나가니 더없이 홀가분한 기분이었습니다.
 
순간 ‘존재의 기쁨’, ‘존재의 자유로움’, ‘소유로부터의 해방감’을
만끽했습니다.
 
계획도, 목적지도 없이 발 가는대로 자유롭게,
산도 보고 구름도 보고 흐르는 냇물도 보고...
참 충만한 행복의 부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진정한 기쁨은 소유가 아닌 존재로부터 나옵니다.
소유의 기쁨은 잠시지만 존재의 기쁨은 영원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소유의 짐에 눌려, 존재의 기쁨을 잃고 사는지요.
 
역시 존재로부터 나오는 평화요 자유요 권위입니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의 권위의 비밀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무소유의 삶, 존재로부터 샘솟는 권위라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하는 권위, 편안하게 하는 권위,
사랑의 권위, 믿음의 권위,
희망의 권위, 섬김의 권위,
결국은 하느님께 기원하는 하느님의 권위입니다.
 
결코 억압하는 권위, 공포와 두려움을 조장하는 권위,
외적 소유에 기인한 거짓 권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힘은 소유의 힘이 아닌 존재의 힘입니다.

외적 소유에 기원하는 거짓 권위가 아니라
존재 자체인 하느님의 힘에 기원하는 참 권위입니다.
 
예수님의 이 진정한 권위 앞에 마귀는 스스로 그 정체를 폭로하고 맙니다.
도저히 주님의 권위의 환한 빛 앞에 숨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이런 권위, 존재 자체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하느님의 권위입니다.
 
모든 진정한 권위는 하느님께 뿌리를 두고 있음을 봅니다.
마귀는 물론이고 모든 이들이 이런 참 권위는 직감으로 알아
자발적으로 승복합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주님의 권위 있는 말씀에 마귀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갔고, 모든 이들이 놀라 말합니다.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더러운 영들을 추방할 수 있는 것은
존재의 힘, 성령의 힘, 말씀의 힘, 하느님의 권위뿐입니다.
 
현세적 인간은 하느님의 영에게서 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진정한 권위는 영적 권위요 성령 충만한 존재로부터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이런 영적 권위를 지닌 영적인 사람은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지만,
그 자신은 아무에게도 판단 받지 않습니다.

동방 수도승 생활에서 영적 아버지(spiritual father)의 권위도
이런 성령으로부터 기인합니다.
 
하여 이들을 '성령의 담지자들(Bearers of the Spirit)'이라 부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당신의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내면의 어둠의 세력을 일소하시고 충만한 존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길에서 의로우시도다.”(시편145.17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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