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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31일 연중 제22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30 조회수754 추천수9 반대(0) 신고
 

8월 31일 연중 제22주일 - 마태오 16,21~27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래도 계속 가라>


    죠셉 M 마샬이란 특별한 작가가 있습니다. 그는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태어났는데, 현재 교사이자 역사가, 민속학자이자 인디언 전통 공예품 장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 삶의 스승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간간이 인디언의 전통적인 삶과 철학에서 길어 올린 지혜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난해한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석을 내어놓는데, 이번에 나온 책이 ‘그래도 계속 가라’(Keep Going)입니다.


    저자는 강조합니다.


    “인생에 있어 기쁨의 순간은 찰나입니다. 때로 기쁨이 오랜 장마 간간이 먹구름 사이를 뚫고 잠깐 내비치는 햇살처럼 미약하기만 하고 대부분 슬픔과 고통의 연속인 것처럼 보이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그래도 계속 가라’고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 사도는 ‘그래도 계속 가라’를 충실히 실천한 분이 틀림없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보여준 모습, 예수님 보시기에 참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토록 오랜 시간,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해왔지만, 오늘 보시다시피 베드로 사도는 전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해대고 있습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힘과 권력을 바탕으로 살상과 정복을 일삼는 세상의 왕이 아니라 비폭력의 하느님, 고통의 메시아, 산 제물로 바쳐질 어린 양임을 그토록 강조해왔건만, 베드로 사도는 아직도 납득하지 못하고 허황된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베드로 사도를 향한 예수님의 질책을 매섭기만 합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아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의 위신이 공개적으로 완전히 찌그러지는 순간입니다. 속까지 환히 들여다보시며 정곡을 찌르는 예수님이 오늘따라 엄청 밉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참혹할 정도로 부끄럽습니다.


    자존심이 구겨진 베드로 사도의 머릿속은 ‘이런 말까지 들어가며 계속 가야 하나?’하는 의구심으로 가득 찼겠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의 태도를 보십시오.


    그래도 계속 갑니다.


    여기에 베드로 사도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삶이 우리를 위해 준비한 것은 행복과 기쁨만이 아닙니다. 때로 온 우주가 우리에게 호의적인 것 같은 때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풀잎 끝에 잠시 맺혀있는 아침이슬과도 같습니다. 눈 깜박할 사이에 우리들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어떤 고난과 역경도 그 속에서 내딛는 미약한 한 걸음보다 강할 수 없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61번 / 주 예수와 바꿀 수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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