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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27 조회수463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227.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오늘 우리는 <사순 첫 주간 월요일>을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9,2)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는 성덕으로의 부르심은 나중에 바오로 사도에 의해 “아버지의 뜻”으로 선포됩니다. 곧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테살 4,3)
 
그리고 이 부르심은 오늘 <복음>에서 ‘자비와 사랑을 실행한 사람’으로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심판의 기준’이 무엇인지 눈여겨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 기준은 신앙이나 종파가 아닙니다. 당시의 유대인들이 믿었던 것처럼, 이스라엘인이냐 이방인이냐도 아니요, 죄를 지었느냐 짓지 않았느냐도 아닙니다. 초월적인 신비체험이나 관상도 아니요, 기적이나 예배도 아닙니다. 교리나 신심도, 신분이나 성공도, 부나 힘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사랑과 자비의 실천일 뿐입니다. 특별히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마태 25,40)에게 해준 사랑과 자비의 실천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해 준 것이 곧 예수님께 해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를 분명히 말해줍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그렇습니다. 그분께서는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당신의 ‘형제’라고 부르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해준 것이 당신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시고 그들과 당신을 동일시하십니다. 그래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이 되고, 하느님을 인간들 사이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외면하는 버려진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보았다.’

이를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요한 4,20)

한편, 이 심판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처벌을 받은 왼 편의 사람들이 어떤 큰 범죄나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단지 무관심하고 소극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처벌을 받은 것은 그들이 특별한 죄를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적극적인 사랑을 하지 않은 사실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사랑하지 않음, 곧 자비를 베풀지 않음이 죄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죄짓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하려고 애쓰는 일일 것입니다. 사도 야고보는 말합니다.
 
“좋은 일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곧 죄가 됩니다.”(야고 4,17)
 
그런데, 이 심판에는 또 하나의 특이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을 베푼 이든 베풀지 않는 이든, 그들은 자신들이 행한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 둘은 정반대의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베풀지 않은 이가 자신이 행한 것을 모름은 마치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에서처럼, 자신에게 빠져 타인에게 무관심하여 회개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반면에, 사랑을 베푼 이가 자신이 행한 것조차 모름은 이기적인 자신을 떠나서 온전히 이타적인 사랑을 베푼 것임을 말해줍니다. 전자는 자신에게 푹 빠져 어둠에 갇혀 눈이 멀어져 버린 경우요, 후자는 자신에게서 빠져나와 자신이 사라지고 빛이 되어버린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마태 25,40) 
 
주님!
어느 누구에게나 무관심하지 않게 하소서.
어느 누구든지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나에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가 존귀하기에 귀중하게 여길 줄 알게 하소서.

결코, 당신의 선물을 보잘 것 없이 여기지는 말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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