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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문화사에 따른 전례: 유다교의 예배와 초기 그리스도교의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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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7 조회수324 추천수0

[문화사에 따른 전례] 유다교의 예배와 초기 그리스도교의 전례



제1장 그리스도교의 시작

 

예수님은 유다인이셨기에 그로부터 시작된 그리스도교는 ‘유다’라는 문화의 환경에서 시작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 인간이시자 신으로서 구세사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다. 그분께서 새 계약을 세우셨고,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완전한 자기 계시의 형태로 당신을 드러내셨기 때문이다.

 

물론 그분의 특별한 메시지가 특정한 시간과 장소, 문화 안에서 선포되고 드러났다 하여 그 특정한 시간과 장소, 문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분의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받아들인 사람들에게서 시작된 그리스도교는 유다 문화의 맥락 속에서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그리스도교가 유다 문화의 환경에서 발원했다 함은 복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1세기 팔레스타인은 유다 전통 문화만 아니라 헬레니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시기 약 4세기 전 알렉산더 대왕(323년 사망)이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지중해 동부 전역을 정복했기 때문이다. 탁월한 군사 전략가 이상의 존재였던 알렉산더는 그리스 문화를 확산시켜 근동을 넘어 서구 문명 전반을 변화시켰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서 그리스도로 드러나셨고, 그러한 사실을 믿고 따른 사도 공동체도 같은 시대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다.

 

 

1. 사도 시대의 기본적 전례 형태

 

주님의 위탁으로 실제 전례를 확립한 이들은 사도들이다. 물론 전례의 원형은 그들이 예수님과 사는 동안 목격하고 배운 그분의 삶 가운데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 곧 ‘기도하는 백성’으로서 풍부한 전례 유산, 곧 잘 조직된 기도 생활과 공적·사적 예배 등을 물려받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이런 문화를 알고 계셨고, 그것을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실천하셨는데, 그러는 사이 점차 유다인의 예배와는 다른 의미가 깃들기 시작했다. 예컨대 그분은 안식일의 주인이시다.

 

복음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탄생 8일 뒤에 할례를 받으셨고

(루카 2,21 참조), 성전에서 정결례를 거행하는 날(22절)에 성전에 봉헌되셨다. 그리고 파스카 축제를 지내기 위해 온 가족이 성전에 해마다 순례하셨다(41절).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시초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셨고,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회당 예배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셨다(4,17-21 참조). 그분께서는 밤을 지새우며 기도를 드리셨고(6,12), 제자들에게도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셨다(11,1-4). 비록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이루어지는 제사에 참여하셨다는 말은 없지만, 성전에 자주 가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복음 구절은 충분하다.

 

여하튼 그분께서는 이스라엘의 축제를 지내셨으며, 특히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만찬을 드리셨고, 여기에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 몸과 피의 봉헌을 기념하는 새로운 예식을 덧붙이셨다. 그분께서는 당시 경건한 유다인들이 드리던 매일 기도를 당신 가정에서도 드리셨을 것이다. 사실 그분께서는 아침 기도의 ‘쉐마 이스라엘’(신명 6,4 참조)을 알고 계셨고, 유다인의 축복 기도인 베라코트(마르 6,41; 8,7; 14,22-23 참조)를 사용하셨으며, 이 기도를 자신의 기도로 바꾸셨다(마태 11,25-27 참조).

 

요한 복음은 하느님께 드리는 참된 예배에 대해 말한다.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4,23).

 

그리스도교 예배 고유함의 기원 예수님

 

복음사가들은 예수님께서 명시적으로 다음의 예배를 설립하셨음을 언급한다. 세례를 받으시고(마태 28,19 이하 참조),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라는 말씀으로 만찬의 거행을 명하셨다. 유다교의 예배가 그리스도교 전례로 전환되리라는 표징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성전의 장막이 찢어졌다는 사실이다(마태 27,51 참조). 이는 유다교의 성전 예배가 끝나리라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 공동체는 예수님의 행적을 중심으로 유다교의 성전이나 회당 예배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가 담긴 형태의 예식을 거행하였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예수님의 죽음을 기념하는 빵 쪼갬 예식 또는 주님 만찬을 거행하였다. 또한 여러 형태의 기도들과, 성령의 부여를 뜻하며 교회 공동체를 다스릴 권한을 부여하는 예식인 안수, 병자에 대한 기름 바름 등을 행했다.

 

초대 교회의 세례

 

사도행전을 보면 그 당시 후보자를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물로 씻는 예식이 있었다(사도 10,48; 19,5 참조). 물로 씻는 예식, 세례 집전자가 세례 후보자를 물속에 잠그는 이 예식은, 세례자 요한이 요르단강에서 행했고 예수님께서 받으신 것과 같은 형태이다.

 

세례는 미사 중 복음의 선포와 신앙 고백에 이어 행해졌다(8,35-38). 이 예식에 이어 성령을 받는 안수가 뒤따랐다(29,6).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받은 세례는 그분과 함께 죽고 그분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것을 뜻했다(로마 6,3-11; 콜로 2,12; 3,1-4 참조). 마태오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이름만이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를 언급한다(28,19).

 

예수님의 명령과 사도들의 빵 나눔 예식

 

주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저녁에 제자들과 더불어 식사를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를 축복하셨다. 그분께서는 빵을 나누시면서, 그리고 만찬 뒤에 세 번째 포도주 잔을 드실 때 각각 축복 기도(베라코트)를 드리셨다. 그리고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1코린 11,24-25)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당연히 ‘그분을 기억하여’ 이를 계속 반복했다. 이 기억(Anamnesis)은 단순히 주관적으로 기억이나 회상하는 것을 넘어, 기억하는 바를 현재화함을 의미한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이 기억의 성찬 모임을 ‘빵 나눔’(Fractio panis)이라고 불렀다(사도 2,42.46; 20,7.11 참조). 이렇게 부름으로써 이 나누어진 유일한 빵, 곧 그리스도를 받아먹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며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룸(1코린 10,16-17 참조)을 드러냈다.

 

사도 시대의 안수나 병자에 대한 기름바름 등과 같은 예식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더는 구약의 예배 형태에 의존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당과 유다 백성의 생활 가운데 더욱 영적인 형태로 표현된 말과 행위 안에서, 신약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리스도 사건의 선포를 통하여, 그리고 “영과 진리”(요한 4,24)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 하느님을 찬미하는 참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 윤종식 티모테오 - 의정부교구 신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이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이다.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을 전공하였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 시복 미사 때 전례 실무자로 활동했으며, 저서로 「꼭 알아야 할 새 미사통상문 안내서」가 있다.

 

[경향잡지, 2020년 2월호, 윤종식 티모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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