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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20 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6 조회수538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20 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 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8일에 시작된 올림픽에서 멋진 장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는 멋진 청년 박태환, 사격의 진종호, 신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양궁 선수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올림픽에서 가장 바라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은메달을 딴 선수도 있고, 동메달을 딴 선수도 있습니다. 아쉽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선수도 있습니다.

메달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한 선수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환희와 축하의 박수를,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올림픽이란 경기의 목적은 ‘보다 빨리, 보다 멀리, 보다 높이’ 뛰는 것이지, 메달의 색깔을 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메달의 색깔을 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면 선수들의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면 모두가 바라는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 다닐 때 김구 선생님의 ‘나의 소원’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이 내게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 하겠다.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입니다. 그다음 너의 소원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그것도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입니다. 그럼 그다음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으신다면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입니다. 하고 대답 하겠다.” 해방된 조국에서 많은 일을 하지는 못하였고, 불의의 총격으로 죽음을 당하였지만, 김구 선생님은 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존경받는 분 중에 한분입니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고 해도 기름이 없으면 달릴 수 없듯이 운동선수들에게는 연습과 노력이라는 기름이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완전한 독립, 통일된 조국이 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의 화합과 일치라는 기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삶의 거친 파도를 헤치고 하느님께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쟁과 다툼이 아니라 주님께 의지하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기도의 기름입니다. 성당 마당에 있는 꽃들을 봅니다. 몇몇 분들의 관심으로 계단과 성전 입구에도 꽃들이 있습니다. 꽃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성당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습니다. 꽃들은 올림픽을 해서 자신의 색깔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 않고, 자신의 꽃이 가장 향기가 좋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줄기가 가장 굵다고 하지도 않습니다. 키가 작은 채송화가 눈물을 흘리지도 않을 것이고, 어딘가에 기대야만 하는 나팔꽃이 신세를 한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백일홍은 자신이 오래 핀다고 자랑하지도 않습니다.

장미가 미용실에 가서 해바라기 스타일의 모습으로 바꿔달라고 하지도 않고, 채송화가 봉숭아 모양의 색깔로 염색을 하지도 않고, 국화가 접시꽃처럼 키가 크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모두가 제 모습으로 그렇게 예쁘게, 곱게 꾸미고 있습니다. 모두가 장미가 아닌 것이, 모두가 코스모스가 아닌 것이 흠이 되지 않고 그것이 가슴 아픈 일도 아닙니다.

‘얼짱, 몸짱’이란 말이 한동안 이야기 되었습니다.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잘 생긴 사람들을 칭하는 말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도 대부분 얼짱, 몸짱들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또 감동을 주는 선수들을 보았습니다. 탁구선수 중에 왼팔이 없는 선수도 있고, 수영 선수 중에는 왼발이 없는 선수도 있습니다. 비록 몸짱은 아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뛰는 그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저도 저의 외모를 생각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키가 컸으면 하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나오는 아랫배가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체가 조금만 더 길어서 양복을 입었을 때 폼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곤 거울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얼굴에 이 외모에 나만의 특성과 개성은 없을까! 잠시 웃어도 보고 찡그려도 보고 그리곤 씩 웃으며 거울 앞에 비추인 저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합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

교우 여러분!
거울 앞에서 여러분의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 동안 삶의 긴 여정이, 喜怒哀樂 세상사가 그 얼굴에 그대로 드리워져 있지 않겠습니까! 이제 거울을 보시면 한번 씩 웃으시고 그 거울 앞에 보인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오늘 성서 말씀으로 대답을 하겠습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런 이야길 들려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너희는 바른 길을 걷고 옳게 살아라.’고 하시지, 성형수술을 하고 너의 외모를 고치라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라도 나를 섬기고, 나의 계약을 지키고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산에 불러다가 나의 기도처에서 기쁜 나날을 보내게 하리라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 구원하시고자 하는 것은 특정한 외모나, 얼굴의 모습이 아니라 하느님께 얼마나 순종하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가르침에 얼마나 충실한가에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셨습니다. 훤칠한 키와 근육질의 몸매를 보시고 능력을 보여 주신 것은 아닙니다. 늘씬한 몸매와 오뚝한 콧날, 쌍커플을 보시고 능력을 보여 주신 것도 아닙니다. 얼마나 깊이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을 따르는가를 보시고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셨습니다.

교우 여러분!
화려한 색깔의 꽃을 만드는 것은 어두운 땅속 깊은 곳에서 온 힘을 다해 양분과 물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뿌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이제 우리의 삶의 기준도 가치도 변화되리라 생각합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보았나 주님의 십자가를 / 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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