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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4일 야곱의 우물- 마태 18, 21-19,1 묵상/ 마음의 용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4 조회수519 추천수3 반대(0) 신고
마음의 용서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늘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마태 18,21-­19,1)
 
 
 
 
◆마음〔心〕은 의지·생각·근본·본성·중심·도(道)의 본원·알맹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마음은 인간에게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용서(容恕)는 ‘얼굴·모양·모습·몸가짐·담다·그릇 안에 넣다.’라는 뜻을 가진 ‘용(容)’과 ‘헤아려 동정하다, 깨닫다, 밝게 알다.’라는 뜻의 ‘서(恕)’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마음으로 용서하는 일이란 우리 근본`-`중심에서 깨닫는 일이며 밝게 아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용서란 본질에 해당하는 깨달음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죄지은 사람을 마음에서 용서하라고. 그러나 우리는 용서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그 사람과 마주치면 마음이 완고해지고 화가 치미는 자신을 대면하게 되고, 그때마다 자기 부정의 유혹과 절망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 갈등과 죄책감은 귀를 막고 눈을 멀게 해서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거나 듣지 못하게 합니다.
 
용서는 어둠으로 왜곡되고 단절된 세계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이것은 용서하는 사람에게 해방과 자유를 가져다주며 동시에 용서받는 사람도 해방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는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용서하기 위해 갈등하는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수없이 갈등하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기를 반복하는 그 모든 과정이 이미 용서의 과정임을 믿을 수 있을 때 용서하는 일이 조금씩 더 쉬워질 것입니다. 삶이란 그런 것입니다. 이 순간과 저 순간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처럼 용서한다는 것도 용서한 순간과 용서하기까지 갈등의 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갈등의 순간이 용서를 잉태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우리 힘을 냅시다!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마음의 용서가….
남궁영미 수녀(성심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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