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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1 조회수927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8월 11일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Praise the name of the LORD,
for his name alone is exalted;
His majesty is above earth and heaven.
(Ps.148.13)
 
 
제1독서 에제키엘 1,2-5.24-28ㄷ
복음 마태오 17,22-27
 
 
그저께 저는 인천의 송도유원지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성당 초등부 여름 물놀이를 이곳에서 했었거든요. 저는 꼬마들과 신나게 물놀이를 했지요. 그런데 초등부 꼬마들은 저를 어떻게든 물 먹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수십 명씩 몰려와서는 어떤 아이는 제 발을 잡고 넘어뜨리려고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제 머리 위에 올라타서는 물속에서 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저는 일부러 물 먹는 척을 했습니다. 충분히 아이들의 손길을 뿌리치고서 도망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힘없는 척 하고 그래서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척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에 아이들은 더욱 더 신나합니다. 물론 정말로 허우적거리는 것도 아니고, 그 더러운 물을 먹는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수영장 다니면서 익힌 수영 실력이 있는데, 힘도 없는 초등학교 꼬마들한테 붙잡혀서 허우적거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지요. 단지 아이들 재미있으라고 그런 척 했던 것입니다.

한참을 이렇게 놀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 꼬마아이가 제게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해요.

“신부님. 이제 제가 신부님을 지켜 드릴게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서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모든 아이들의 공격 대상이 되어서 수영장 물을 먹고 허우적거리는 제가 너무나 안 되어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를 지켜 주겠다고 제 앞에서 말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다른 꼬마아이들이 저를 물 먹이려고 할 때면, ‘안 돼.’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방해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 꼬마아이가 너무나 예쁘더군요. 사실 이 꼬마의 보살핌(?)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힘도 없었고, 수영도 잘 못하는 아이였으니까요. 그러나 이 꼬마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했지요.

문득 주님과 우리의 모습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지전능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님께 사랑을 드리겠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시면 어떨까요? 주님께서 “이 아이가 왜 쓸데없는 짓을 할까?”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를 무시할까요? 아닙니다. 우리의 사랑에 주님께서는 너무나도 기뻐하실 것이며, 우리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더 많이 주실 것입니다.

더군다나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도 나와 있듯이, 우리를 끊임없이 배려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즉,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당신을 배척하는 사람들까지 배려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라는 이유로 성전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지 않고, 당신께서 누구인지 밝혀질 때를 기다리며 세상의 법을 따르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시지요.

이러한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이기에, 우리 역시 사랑으로 주님 앞에 다가가야 하는 것은 마땅합니다. 그러한 사랑을 통해서만이 우리가 구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사랑을 드리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탈무드의 세 친구 이야기(최창섭, ‘언어와 환경’ 중에서)

탈무드에 세 종류의 친구 이야기가 나온다.

"물질"이라는 친구와 "인간"이라는 친구, 그리고 "선행"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어느날 주인공이 죽게 되었다. 주인공은 죽어가는 마당에 평소 가장 친했던 물질에게 달려갔다.

"여보게, 물질! 내가 이렇게 죽게 되었네. 날 좀 도와주게. 염라대왕에게 몇 마디 해주게나!"

그런데 물질은 "나는 자네를 모르네. 자넬 본 적도 없는걸" 하며 냉정하게 거절했다.

주인공은 다음으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인 "인간"에게로 갔다. 주인공의 사정을 들은 인간은 "그거 참 안되었네.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무덤까지 함께 가주는 것일세. 그 이상은 갈 수가 없지 않겠나" 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은 선행에게 가보았다. 선행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록 자네가 나를 평소에 가까이 하지는 않았지만 자네가 나에게 한 것만큼만 염라대왕에게 가서 변호해 주겠네."

이 이야기는 세속적인 가치만을 쫓아 길바닥 같은 인생을 산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재미있게 표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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