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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과 투신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1 조회수638 추천수8 반대(0) 신고

 
복음에서 배는 교회를 상징하고 물은 세상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은 세상을 거슬러 그 위를 걸으시는 것을 의미한다.
물위에서는 아무도 서 있을 수 없고 100이면 100 모두 물 속에 빠지게 되어 있다.
게다가 그 물 속에 헤어나지 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
세상을 밟고 서 있을 수 없고,
세상이라는 물 속에 빠질 수밖에 없고,
빠지면 모두 죽음이다.
그런 세상이라는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님밖에 없다.
그렇지만 베드로도 그 물위를 걸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도 베드로처럼 물 위를 걸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하고 베드로를 꾸짖었듯이,
우리가 세상이라는 물을 건너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믿음은 그저 “하느님을 믿습니다.”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우리들 사이에 대한 믿음으로 드러나야 한다.
부부간에, 부모 자식간에, 형제들, 친구들, 그리고 리 본당 교우들 간에
믿음이 있어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증명된다.
그래서 우리들 사이의 믿음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베드로가 물에 빠지게 만든 풍랑이다.
“저 사람이 왜 나를 이렇게 대하지?” “왜 나만 수고하지?”
이렇게 서로 서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의심할 때 불신과 미움,
질투, 고함과 욕설, 그리고 모함과 이간질이라는 거센 파도가 우리 교우들 사이를 덮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물위를 걷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오랫동안 혼자 산에서 기도하고 계셨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5천명을 먹인 기적으로 사람들이 흥분되어 있을 때 스스로 제자들을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스스로 백성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혼자 조용히 산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배라는 교회가 물이라는 세상위에서 파도와 싸우고 있는데
예수님은 혼자 오랫동안 침묵중에 기도만 하고 계셨다는 사실은
교회가 힘든 시기에 처했는데도 아무 도움도 베풀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상징한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기도하고 계셨다.
예수님의 침묵과 기도는 교회에 시련이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교회를 위한 것이었다. 파도와 싸워보지 않는 한 강해질 수 없고
그렇게 파도와 싸우는 가운데 힘은 빠지지만
사람의 힘이 다 빠졌을 때에 비로소 하느님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을
하느님은 자비롭게 받아주신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이 다 빠졌을 때,
비로소 인간은 하느님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제자들이 물위를 걸어오신 예수님을 보고 유령이라고 소리쳤듯이,
하느님의 도움은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물 위를 걷는 것은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예수님은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기기 전에는
예수님도 똑 같이 위헙적인 존재, 즉 유령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종종 하느님이 원하는 방법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길 가르치신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모든 힘이 다 빠졌을 때
비로소 하느님의 능력이 발휘되듯이,
하느님의 도움을 받으려면 우리 힘으로 하는 일들을 손에서 놓아야 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도움은 우리들에게 위협적인 것처럼 보인다.
내가 의지하고 있는 힘, 돈과 권력,
여러 방면으로 쌓아놓은 모든 사회적, 인간적 배경들을 포기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비로소 베드로처럼 물 위도 걸을 수 있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포기할 수 있기 위해서는 모든 인간적인 것들이 허무한 것임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날 다윗 왕이 자신의 나라에서
가장 보석을 잘 다듬기로 이름난 기술자를 불러 이런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나를 위해 반지를 하나 만들어라.
그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그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또한 그 글귀는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도 나를 구해낼 수 있어야 한다.”
명령을 받은 세공인은 돌아가서 곧바로 멋진 반지는 만들었지만
왕이 주문한 글귀는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고민하던 세공인은 지혜로운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에 이르렀고,
솔로몬 왕자는 이런 글귀를 알려주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어려운 일도 쉬운 일도, 모두 다 지나간다.
오직 남는 것은 하느님뿐이다.
예수님이 영광스런 모습으로 변했을 때 하늘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음성이 들려오고 난 다음
제자들 앞에 보인 것은 예수님 뿐이었다고 하듯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지나가도 오직 남는 것은 예수님뿐이다.
그 예수님을 놓치지 않고 살아야 한다.
그분을 놓치면 모든 것을 놓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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