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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신심미사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02 조회수680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모신심미사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 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본격적인 휴가철이어서, 고속도로가 막힌다고 합니다. 우리는 휴가 때, 바다, 산, 계곡을 찾아 갑니다. 푸른 바다와 시원한 파도를 보는 것, 높은 산위에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는 것,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것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휴가의 모습입니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더러는 연인들과 함께 휴가를 가는 것은 도시 생활에 지친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색다른 휴가를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휴가를 내서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분도 있습니다. 성지에 가서 미사참례를 하고, 기도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본당의 복사 아이들이 미리내 성지를 가겠다고 합니다. 더운 여름에 성지에 가서 기도를 하겠다니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중고등부 학생들은 안동의 한 마을로 농촌 봉사활동을 간다고 합니다. 농사일을 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 하겠지만, 그 마음은 아름답습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직접 식사도 준비하고, 힘든 일을 통해서 보람 있는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학생들과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어제 뉴스에서 이런 보도를 하였습니다. 푸른 바다와 깊은 산, 시원한 계곡에서 보내는 휴가 대신에‘사랑의 집 지어주기’에 가서 봉사하며 휴가를 보내는 아버지와 두 아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으며 땀을 흘리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란 말이 있습니다. 예술, 문학, 창작, 과학에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 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발상의 전환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 행복하여라! 지금 슬퍼하는 사람,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 누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시오. 누가 왼뺨을 때리면 오른 뺨도 내어 주시오. 아버지 제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 하지만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십자가와 죽음 그리고 부활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지만 예수님을 통해서 십자가와 죽음은 영원한 생명의 징표가 되었고, 십자가와 죽음을 통해서 부활의 기쁨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모님께서도 발상의 전환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 몸은 처녀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저에게 이루어지소서.’라는 말씀은 발상의 전환입니다. 성모님은 ‘마리아의 노래’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주시고, 부요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셨도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 올리셨도다.’성모님은 이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멸망할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 유대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대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1고린 1, 18. 22-25)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성모님의 희생과 인내가 어리석어 보일지 모릅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누군가를 위한 봉사와 나눔이 아까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에게 성모님의 희생과 인내는 따라가야 할 길입니다. 봉사와 나눔은 의무가 아니라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권리입니다. 나를 넘어지게 한 돌을 원망하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돌을 뽑아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앙인은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 주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또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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