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가 쓰고 있는 가면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03 조회수458 추천수0 반대(0) 신고
나를 우습게 보지 마시오.
가면을 쓰고 있으므로 나의 얼굴을 보고 나를 바보 취급하지 마시오.
나는 내가 아닌 천 개의 가면을 쓰고 있으므로 가면이 벗겨질까 봐 두렵소.
위장(僞裝)은 나의 제2의 천성이 된 기술이므로 나를 우습게 보지 마시오.
제발 나를 우습게 보지 마시오.
나는 가면을 쓰든 벗든
당신에게 믿음직스런 인상을 주고 명랑하고 온화하게 보이고 자신만만하게 보이고
침착하게 보이고 조용하게 보이고, 자제력이 있고 아무 도움도 필요 없는 인상을 주지만
제발 나를 믿지 마시오.
 
나의 피부가 고와 보이지만 가면 때문에 그렇소.
내 가면은 항상 바뀌고 항상 뭔가를 숨기고 있소.
가면 아래에서는 잘난체하고 자만에 빠져 있소.
가면 아래에 있는 진짜 나는 혼란스러워하고 두려워하고 외로워하고 있소.
그래서 그것을 숨기고 있소.
나는 이 사실을 아무도 모르기를 바라오.
내가 약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무척 당황하고 있으며
이것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소.
이 때문에 내가 가면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고 있소.
가면은 내가 태연하고 교양이 있고 세련되게 보이게 하여
힐끗 보고서는 나를 알지 못하게 해준다오.
그러나 그렇게 힐끗 보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다행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소.
그렇게 하여 참 나를 모르고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그것만이 내가 에고에서 벗어나고 내가 만든 감옥에서 해방되는 유일한 길이오.
사실 나는 숨기는 것을 싫어하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가면 놀이를 싫어하고 광대놀이를 무척 싫어하오.
나는 진심으로 순진하여 나의 참 모습을 보여주고 싶소.
그러나 당신의 도움, 당신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오.
당신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으므로
당신이 나에게 친절하고 용기를 줄 때마다
내 마음의 날개는 더 커진다오.
나는 당신이 이 사실을 알기를 바라오.
나는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그리고 당신이 하려고만 하면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라오.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나의 가면이 진실을 숨기고 있더라도 나를 흘끗 쳐다보는 것이야말로
나를 안심시키고 나도 어딘가에 쓸모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오.
그러나 나는 이 사실을 당신에게 말하지 못하오.
두려워서 감히 말하지 못한다오.
나는 당신이 나를 깔보고 비웃는 것을 두려워하오.
당신의 비웃음은 나를 죽이게 만든다오.
실제로는 내가 아무 가치도 없고 착하지도 않다는 사실이 두렵소.
그리고 당신이 이를 알고 나를 멀리하는 것이 두렵소.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가면놀이를 하면서
없는 자신감을 숨기고 벌벌 떨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숨기고 있소.
그러니 아무 실속이 없는 화려한 가장행렬을 시작하지만 사실 나의 삶은 전쟁터와 같다오. 나는 한가하게 당신에게 알맹이 없는 빈 말을 부드러운 목소리로 늘어 놓고 있소.
나는 당신에게 아무 가치도 없고 속으로는 울고 있는 모든 사연을 말하고 있소.
그러니 내 길을 묵묵히 걸어 갈 때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웃지만 말고 주의 깊게 듣고
내가 말할 수 없는 것을 들으려고 애쓰시오. 그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닐 것이오.
오랫동안 부자연스럽게 느껴왔지만 나를 확실하게 방어할 수 있게 해주었다오.
당신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올수록 무의식적으로 나는 더욱더 뒷걸음 칠지도 모르오.
인간에 대한 어떤 책을 읽어도 나는 이성(理性)을 가질 수가 없다오.
나는 내게 필요한 것만을 위하여 싸우고 있소.
그러나 나는 사랑은 가장 튼튼한 벽보다도 강하고 사랑 안에만 희망이 있다고 들었소!
(작자 및 출처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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