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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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로워라(Be merciful) - 9.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3 조회수458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9.13 목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약350-407) 기념일

 

1코린8,1ㄷ-7.11-13 루카6,27-38

 

 

 

 

 




자비로워라(Be merciful)

 

 

 

 

 


생명은 흐름입니다.

강 같은 흐름입니다.

사랑 역시 흐름입니다.

끊임없이 흘러야 생명이요 사랑입니다.

 


제69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라는 영화 제목 자체가 감동입니다.


피에타는 이탈리어 말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라 합니다.

 

매일미사 때마다 바치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자비송의 은혜를 실감합니다.

성모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아드님을 가슴에 안고 바치신 기도

분명 피에타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한계에, 사랑에 절망할 때

마지막으로 바칠 유일한 기도는 이 자비송 하나뿐입니다.

 


자비로워야 합니다.

자비로워야 하느님을 닮아 사람이 됩니다.

우리의 평생 과제가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주로 사랑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사랑에는 누구나 영원한 초보자입니다.

사랑 공부에는 왕도도 지름길도 없습니다.


평생 매일 죽을 때 까지 새롭게 노력하며 시작하는 사랑뿐입니다.

피정자들에게 자주 반복하여 전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수도생활은 공동생활이다.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공동생활이다.

  공동생활 자체가 수도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해도 이렇게 함께 살아간다는 자체가 사랑입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함께 살아가야 사랑을 배우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 시토회는 수도공동체를 ‘사랑의 학교’라 불렀으니

어찌 시토수도공동체에만 해당되겠습니까?


믿는 이들의 모든 공동체가 사랑의 학교입니다.

평생 졸업이 없는 죽어야 졸업인

사랑의 학교인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의 기준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 사랑의 원대한 목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기 때문이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이런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사랑의 특징을 나눕니다.

 

 



첫째는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추상명사가 아닌 구체적 동사입니다.

동사의 사랑이자 동시에

상호관계의 주고받는 사랑이 아니라 일방적 주는 사랑입니다.


수님이 명령하는 사랑은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하는 일방적 사랑입니다.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 해주고,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해 주고,

학대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실천적 사랑입니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겉옷을 가져가는 자에게 속옷까지 내어주는 적극적 실천의 사랑입니다.

 


남을 심판하지 않고 단죄하지 않는 사랑,

용서하고 내주는 사랑입니다.


모두가 일방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의 사랑입니다.

 


이래야 악의 세력을 무장 해제시켜 무력화(無力化)할 수 있습니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고 악과 싸우다 악이 되어버립니다.

 

무저항이 아니라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만이 악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바로 주님이 명령하는 사랑은

악에 대한 유일한 최고의 처방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정작 싸워야 할 대상은 이기적 나입니다.

바로 적은 내 안에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 실천에 가장 장애가 되는 적은

바로 내 안에 있는 앙심, 보복심, 원한, 증오, 미움, 폭력성, 잔인성,

탐욕,
교만 등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나와의 평생 싸움이 바로 사랑입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은총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랑의 싸움입니다.


하여 저절로 내 약함과 부족의 한계에 좌절하거나 절망할 때 마다

저절로 나오는 자비송의 기도입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은 아버지 한 분이 계실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에게서 나왔고 우리는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또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 한분이 계실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있고,

  우리도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은혜롭습니다.

사랑으로 그분에게서 나와

사랑으로 그분을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 삶의 여정입니다.

 


우리가 바로 문제이며 이 문제의 답은 사랑의 하느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또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우리들이기에

바로 사랑의 주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존재이유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지식은 우리를 교만하게 합니다.


사랑 없는 지식은 반쪽 지식일 뿐이고

사랑이 있어야 겸손에 이르는 온전한 지식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도 그를 알아주시며 당신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사랑의 성체를 모시는 우리 모두가

사랑 실천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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