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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16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16 조회수928 추천수16 반대(0) 신고

7월 16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마태오 11,25-27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가장 큰 결례>


   자녀들을 키워보신 아버지들, 성장하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참으로 많은 느낌들을 받으셨겠지요.


   자녀들을 키우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습니까?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적이 언제였습니까?


   아무래도 자녀들이 아주 어릴 때였겠지요. 갓 난 아기 때 어린 자녀들의 미소는 부모들에게는 마약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힘겨운 세상살이로 인한 극심한 피로도 어린 자녀들의 얼굴에 깃든 미소 한번이면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어린 자녀들이 ‘아빠!’하고 내 품에 착 안겨 붙을 때, 그때의 충만한 행복감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할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자녀들이 성장해서 학교에 입학하고 비록 이것저것 뒷바라지해야 할 것이 늘어나고, 부담은 점점 더 커지겠지만, 자녀들이 내 노력에 힘입어 무럭무럭 성장하고, 그런 내 헌신에 자녀들이 감사를 표할 때의 기쁨도 아주 클 것입니다.


   반면에 자녀들과의 관계 안에서 가장 허전해질 때, 가장 쓸쓸해질 때가 언제겠습니까?


   아마도 자녀들이 장성해서 내 품을 떠나갈 때일 것입니다. 이제 직장도 잘 잡고, 월급도 척척 받아오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출가를 하고, 더 이상 내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그로 인해서 내가 해줄 몫이 없을 때, 내 존재의 의의가 크게 축소될 때, 받는 허전함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가장 슬퍼하실 때가 언제겠습니까?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어떤 자녀가 아버지 당신의 도움을 조금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자신의 인생에서 아버지 당신의 존재를 조금도 의식하지도 않고 살아갈 때, 하느님 아버지 입장에서 가장 슬픈 일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지칭하시는 ‘철부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파악하는 사람, 그래서 천국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하겠습니까?


   그 사람은 바로 하느님 아버지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하느님 아버지 당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의식하고, 하느님의 아버지와 함께 있으려고 노력하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는 그 사람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지혜롭다는 자들, 슬기롭다는 자들은 어떤 사람일까요?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지식을 습득한 사람, 출중한 학식을 갖춘 사람, 지혜와 경륜인 뛰어난 사람, 그래서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을 소유한 사람, 그래서 자기 힘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자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아버지의 존재가 필요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바로 율법학자들이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하느님 아버지께서 거하실 영역을 조금도 드리지 않는다면, 하느님 아버지의 역할을 하나도 드리지 않는다면, 그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께 큰 결례는 다시 또 없을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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