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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9일 야곱의 우물- 마태 10, 1-7 묵상/ 부르심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09 조회수653 추천수8 반대(0) 신고
부르심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마태 10,1-­7)
 
 
 
 
◆제가 사제성소에 마음을 두게 된 것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설 요한 신부님의 영향이 컸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던 저는 어느 해 배낭을 메고 혼자 부산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하루는 시내를 지나게 되었는데, 식물을 좋아하는 제게 어떤 분이 나무 한 그루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사진 속 나무를 보여주면서 아주 귀한 나무며 우리나라에는 흔하지 않다는 설명을 덧붙었습니다.
 
그 나무에 호기심이 생긴 저는 나무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그분한테서 받은 주소만 갖고 무작정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농장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며 나무 한 그루만 구하고 싶다고 했는데, 주인은 저의 청을 거절했습니다. 실망하고 돌아서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고향 선배님 댁에 갔다가 그 나무를 보았습니다. 놀라운 표정으로 그 나무를 어디에서 구했는지 여쭤보았더니, 신부님한테서 선물로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 후 혼자 성당에 갔고, 그때 제 생애 처음으로 만난 신부님이 바로 설 요한 신부님이셨습니다. 신부님은 처음 보는 제게 친절하셨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는 현재 그 나무를 갖고 있지 않지만 아일랜드에 연락하면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제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여러모로 배려해 주시는 신부님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향 선배님의 권유로 교리를 받게 되었고 예비자로 성당을 다니면서 신부님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머나먼 타국에서 신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 신자들에 대한 섬김의 자세, 미사 전에 성당 마당을 거닐며 기도하시는 모습 등은 당시 제 삶의 진로에 동요를 일으키게 했습니다. 신부님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이후 세례를 받고 신학교에 입학해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가끔 당시를 떠올리며 주님의 이끄심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사제의 길을 걷는 지금 고귀하게 다가온 제 성소의 시작이 훗날 주님 보시기에 좋게 마무리될 수 있기를 간구하는 마음이 큽니다. 여러 길 중에서 사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파견하십니다. 사제 생활 12년째를 보내는 지금, 부르심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부르심 받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고, 사제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제답게 사는 것이고, 은총을 받는 것 못지않게 받은 은총을 잘 간직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가톨릭대학교(송동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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