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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 아키오르의 설명 / 위협받는 유다[1] / 유딧기[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14 조회수1,086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 아키오르의 설명(유딧 5,5-24)

 

이렇게 홀로페르네스가 온 가나안 주민을 마치 경멸하듯 놀려대자, 이에 모든 암몬인의 수령인 아키오르가 대답하였다. 그의 설명은 길면서도 단호했다. 그가 보고 들은 그대로 진솔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주인님께서는 이 종이 드리는 말씀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주인님께서 계시는 이 부근 산악 지방에 사는 저 백성에 관하여 진실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이 종의 입에서는 거짓이 하나도 흘러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저 백성은 칼데아인들의 후손입니다.”

 

이렇게 조심스레 입을 연 그는 본격적으로 유다에 관해 말한다. “그들은 칼데아 땅에서 살던 조상들의 신을 따르기가 싫어, 한때 메소포타미아의 하란에서 산 적도 있습니다. 그들이 조상들의 길을 버리고 하늘의 하느님, 자기들이 알게 된 하느님을 경배하였으므로, 조상들의 신들 앞에서 쫓겨나 메소포타미아로 달아난 뒤에 오랫동안 거기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그곳 사는 곳에서 나와 지금의 이 가나안 땅으로 가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여기에 자리를 잡고 번성하여 금과 은, 그리고 아주 많은 가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이 우상 숭배를 버리고 하늘의 하느님을 받아들였다는 개종 이야기를 부담을 갖지 않고 설명한다. 이는 창세기 등의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그 뒤에 오랜 기근이 그들이 머물고 있는 온 가나안 땅을 뒤덮자 그들은 이집트로 내려가, 먹고살 수 있을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의 겨레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상당히 큰 무리로 불어났습니다. 그러자 그들의 이주 등에 관한 것 등을 전혀 모르는 이집트 임금이 그들에게 적대심을 품고서, 교묘한 방식으로 벽돌을 만드는 노역을 시키며 그들을 억누르고 심지어는 또 종으로 삼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저희 하느님께 부르짖자, 그분께서는 손쓸 길 없는 여러 가지 재앙으로, 온 이집트 땅을 두루 치셨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여기로 다시 내쫓았습니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하여 그들의 하느님께서는 또 그들 앞에 놓인 홍해의 물을 마르게 하시고, 시나이와 카데스 바르네아 길로 그들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광야의 주민들을 모두 내쫓고, 나아가 아모리인들의 땅에 자리를 잡고서는 헤스본인들을 자기들의 힘으로 완전히 전멸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저 요르단을 건너서 산악 지방을 모두 자신들의 땅으로 차지하였습니다. 그들은 가나안인, 프리즈인, 여부스인, 스켐인, 그리고 모든 기르가스인을 내쫓고 저곳에서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그들이 저희 하느님 앞에서 죄를 짓지 않는 한, 불의를 미워하시는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셨기 때문에 그들은 늘 번영하였습니다.”

 

여기서 언급되는 아모리인들을 포함한 종족들은 이스라엘인들이 들어오기 전 팔레스티나 땅에 살던 원주민을 가리킨다. 아키오르의 이스라엘인들에 관한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길에서 그들이 벗어나자, 그들은 많은 전투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이국땅으로 끌려갔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성전은 완전히 파괴되고 그들의 성읍들은 적군에게 빼앗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자기들의 하느님께 되돌아간 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살던 곳에서 돌아와, 자기들의 성소가 있는 예루살렘을 되찾고 황폐해진 저 산악 지방에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의 상전이신 주인님! 만일 저 백성이 잘못하여 자기들의 하느님께 죄를 지었고, 몰락의 원인이 되는 그 죄를 우리가 그들에게서 찾아낸다면, 올라가서 그들과 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민족에게 죄과가 없으면, 주인님께서는 그냥 넘어가시면 합니다. 만약 잘못되면 그들의 주님, 그들의 하느님께서 그들을 보호하시어, 어쩌면 우리가 온 세상에서 우셋거리가 될 것입니다.”

 

아키오르가 이렇게 그의 말을 마치자 천막 둘레에 빙 둘러서 있던 이들이 모두 웅성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홀로페르네스의 지휘관들과 해안 지방과 모압의 주민들은 일제히 아키오르를 향해 처단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저 이스라엘 자손들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사실 저들은 전투를 벌일 힘도 능력도 아예 없습니다. 그러니 저희의 상전이신 홀로페르네스 님, 지금 곧장 올라갑시다. 그들은 대장군님 휘하 온 군대의 먹이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아키오르의 이스라엘인들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고, 회의장 둘레에 선 이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그치자, 홀로페르네스가 온 외국인 무리 앞에서 아키오르와 모압의 모든 자손에게 말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8. 홀로페르네스의 대답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아키오르,칼데아,메소포타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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