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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13일 연중 제15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13 조회수720 추천수10 반대(0) 신고
 

7월 13일 연중 제15주일 - 마태 13,1-23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타고난 명강사 예수님>


   많은 청중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적절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잘 갖춰진 강의실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한 지자체에서 준비한 대규모 행사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전시실 저 전시실 둘러보는 가운데, 한 코너에서 한 작가께서 특강을 하였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왔다갔다 산만한 가운데서 강의하느라 강사께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강의를 듣고 있는 대상도 중요하지요. 예비군 훈련이나, 민방위 훈련, 자동차 면허 재취득을 위해 모인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 참으로 힘겹습니다.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 마지못해 앉아있는 사람들,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 앞에서 하는 강의 얼마나 괴로운지 모릅니다.


   또 중요한 요소가 한 가지 있습니다. 효과적 전달을 위한 음향설비입니다. 아무리 강사가 출중하다 하더라도, 강의 내용이 좋다하더라도 잘 안 들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들을 고려할 때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천성적으로 타고난 교육자, 명강사셨나 봅니다.


   음향설비가 전무하던 시절, 수많은 수효의 군중들을 가르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가장 좋은 장소, 가장 좋은 시점이 언제인지 사전답사를 하셨겠지요.


   예수님께서 선택한 강의실은 천연 강의실이었습니다. 카파르나움 근처에 있는 호숫가 동북해안이었습니다. 그곳은 해안이 마치 반원형 극장처럼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호수는 때마침 잔잔했고, 하늘은 한 점 구름 없이 맑았습니다. 바닥은 모래와 돌들로 이루어져 백성들이 서 있기에 적당했습니다. 천혜의 강의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천연 강의실에 앉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작은 배를 하나 호수에 띄어 그 위에 앉으셨습니다.


   때마침 바람은 호수 중앙에서 해안가로 잔잔히 불어왔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그 바람을 타고 청중들의 귀에 쏙쏙 전달되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치도 한 폭의 그림이라도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수많은 화가들이 이 장면의 감동을 화폭에 담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백성들에게 던지는 강의의 내용은 또 어떻습니까?


   그 내용이 조금도 어렵지 않습니다. 백성들의 삶과 조금도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백성들이 매일 만나는 일상생활 그 한가운데서 말씀의 소재를 찾으셨습니다. 그분의 육화강생은 그분의 말씀 안에서도 철저하게 육화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 안에서 선포되고 있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하느님 백성의 현 상황을 고려한 잘 준비된 말씀 선포가 필요합니다. 청중들의 삶에 근간을 둔 살아있는 말씀 선포가 필요합니다.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이 너무 감미로워 식사시간까지 놓칠 정도로 제대로 준비된 말씀 선포, 나그네 길을 걸어가고 있는 하느님 백성이 겪고 있는 오늘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는 말씀 선포, 그들이 누리는 기쁨과 행복을 반영하는 말씀의 선포가 필요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419번 / 밀알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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