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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은 부끄럽다고 우리를 외면하지 않는다---도나 오쉐이 신부님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8 조회수458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루카 18:1-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고 말씀하셨을 뿐만 아니라
과부처럼 칭얼대면 다 들어주시는데 왜 우리는 “낙심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까?”
“왜 우리는 계명을 지켜야 할까?”
“하느님께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기꺼이 해주신다면서 왜 우리에게 항상 기도하고 계명을 지킬 것을 요구하실까?”
 
오늘의 복음에 나오는 재판관은 하느님을 두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마지못해 하시는 일은 없다. 자연도 때가 되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준다.
나무도 열매를 주거나 피할 곳을 마련해주는 것을 꺼려하지 않으며, 밭도 기꺼이 수확을 얻게 해주며, 강(江)도 기꺼이 우리를 위해 흐르고 있으며, 하늘도 부끄럽다고 우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처럼 모든 것을 우리에게 준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오 7:11)
재판관은 우리를 가리키는 것이지 하느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두 번 초대해야 초대에 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예의 상 초대하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그러나 두 번째 초대할 때에는 자신을 꼭 필요한 존재로 여기고 초대한 줄 알고 기쁘게 초대에 응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여러번 청하도록 하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훌륭한 분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기복적(祈福的)으로 하느님게 매달리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미사 시에 ‘가난한 사람들과 늙은이들과 외로운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가 많다. 그러나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하여 우리는 입으로만 기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느님께서는 진심으로 드리는 기도가 아니면 들으시지 않으려고 하신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기도하고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신만의 행복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박해’를 비롯하여 온갖 역경을 다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시련을 감수하고서도 원하는 것이라면 진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일 수는 있지만 결코 원하는 것은 아니다. 굶주린 것과 먹을 준비만 하면 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가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면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그것을 즉시 주신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면서, 마음속으로 의심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그대로 될 것이다.” (마르코 11:23)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지금의 그것만이 아닐 수 있다. 지금 바라는 것을 위하여 자신을 소진해버리면 맥이 빠져서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세상 것을 움켜쥐고 있는 손을 펴려고 하지 않는다. 믿음은 움켜쥔 손을 펴고 우리 자신을 전적으로 하느님께 맡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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