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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멍에와 짐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30 조회수648 추천수11 반대(0) 신고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멍에는 소의 어깨에 씌우는 가로막대를 말한다.
양쪽 끝을 밧줄로 묶어서 소의 어깨에 걸고 그 곳에 달구지나 쟁기를 건다.
이 멍에가 없다면 소는 존재가치가 없다.
오직 고기덩어리만 필요할 뿐이다.
그런데 멍에가 있어서 그 곳에 온갖 도구를 걸어서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다.
멍에는 없애버릴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그 멍에를 없애주겠다고 하지 않으신다.
가볍게 해주고 편하게 해 주겠다고 하신다.
이것이 사랑이다.
참 사랑은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는 것이 아니다.
참 사랑은 자식 어깨에 멍에를 씌우는 것이다.
멍에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 세상에 고통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수족관의 물고기가 시들시들한 이유도 이것이라고 한다.
큰 물고기들의 공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성심, 거룩한 마음도 바로 이런 것이다.
멍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멍에를 가볍게 하고 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물건을 가볍게 하는 것도 아니고
견디기 쉬운 고통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졌던 멍에처럼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기꺼이 지는 마음이다.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이란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힐러리는 내면의 초점이 타인을 향하게 함으로써 우울증을 극복했다.
…중략…
예들 들어, 당신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다고 치자.
그 때 스스로를 향해서 ‘왜 하필 나에게...’하고 질문을 던지면,
즉 내면의 초점이 자신에게로 향하면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울분과 한이 생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와 같은 고통이 없는가?’
‘다른 현명한 사람들은 어떻게 극복하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즉 내면의 초점을 타인에게로 돌리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고 불행을 행복으로 되돌리는 지혜가 생긴다.
…중략…
힐러리는 우울한 마음이 들 때마다 친구들이나 후배들을 찾아갔다.
그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의 걱정거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타인의 아픔을 함께 나누다보면 우울증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똑 같은 것이었다.
‘왜 내가 십자가를 져야 하나?’하면서 자기를 향한 것이 아니라,
‘이 십자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까?’ 하고 타인을 향하셨다.
예수님이 주시겠다던 멍에와 짐은 바로 이것이다.
멍에가 없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
멍에가 있으니 그 멍에를 가볍게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게 된다는 것,
멍에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예수님의 성심은 온유하고 겸손한 것이다.
바다 같이, 아니 바다 보다 훨~씬 더 넓은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주신 십자가 멍에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신자라서 기쁘다고 말하는 것이고,
십자가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닮도록 노력하자는 것이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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