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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와 용서" - 2008.6.25 수요일 남북통일 기원미사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5 조회수643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6.25 수요일 남북통일 기원미사
                                              
신명30,1-5 마태18,19ㄴ-22

                                                          
 
 
"기도와 용서"
 


이번 강론 역시 별 색다른 내용은 없이 요점의 반복이겠습니다.

수도생활은 무엇이냐고 물을 때
저는 주저 없이 공동생활이라고 합니다.

하여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공동생활의 어려움이요,
공동생활 자체가 수행이라고 합니다.
 
수도회는 물론 가톨릭교회의 영성은 두말할 것 없이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입니다.
 
중심이 없는 공동체는 애당초 불가능하며
있다 해도 얼마 못가 공중 분해될 것입니다.
 
늘 말씀드리다 시피
‘서로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의 방향이 같아야' 일치입니다.

이 중심인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공동기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평생 하루 일곱 번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기도를 통해
역설적으로 공동체의 일치가 얼마나 힘든 평생과제인지 깨닫게 됩니다.
 
공동기도를 그쳐버리면 얼마 못가 공동체는 붕괴될 것입니다.
그러니 함께 ‘살기위하여’ 기도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습니다.

주님 또한 공동기도를 선호하십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 서두를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로 시작되는 주님의 기도는
공동체가 한 마음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바라보며 바치는 기도입니다.
 
또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혼자 기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공동기도와 개인기도가 조화되어야 합니다.
주님은 공동체 내에 현존하십니다.
최소한 둘이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도 이루어 주신다 합니다.
 
이래서 저는 가정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자주 가정기도를 권합니다.
공동체의 일치는 전혀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여기 수도자들이 성당에서 함께 기도하고,
식당에서 함께 먹기에 수도공동체의 일치이듯,
신자들의 가정공동체의 일치를 위해서도
일주일에 단 몇 번이라도 함께 기도하고,
함께 먹는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성경은 개인의 수양 서적이 아니라 교회공동체의 책입니다.
 
1독서 신명기의 모세 역시
이스라엘 공동체를 향해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 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그대로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우리 역시 이 거룩한 미사시간에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와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이렇게 함께 공동기도를 바칠 때
주님은 우리를 축복하시고 운명을 바꿔주십니다.
 
우리 모두를 정화, 성화시켜주시며 치유해 주십니다.
 
공동기도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고
참 나를 만나며 참 너를 만남으로 변화와 치유입니다.
 
새삼 공동기도 자체가 크나 큰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주로 죄짓는 일이요 분열시키는 일이라면,
하느님의 일은 주로 용서하시는 일이요 일치시키는 일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공동기도를 통해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하시고 일치시키십니다.

“너희가 하늘 끝까지 쫓겨났다 하더라도,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그곳에서 너희를 모아들이시고,
  그곳에서 너희를 데려오실 것이다.”

하루에도 일곱 번 씩 흩어진 우리를 당신께로 모아들이시어
기도드리게 하는 하느님이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하느님처럼 밥 먹듯이, 숨 쉬듯이, 강물 흐르듯이
한 없이 용서하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게 공존공생(共存共生), 나도 살고 너도 사는 길입니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으면 우선 우리 몸과 마음이 망가집니다.
역시 ‘살기위하여’ 끊임없이 용서해야 하며,
이런 지칠 줄 모르는 용서의 샘은
두말할 것 없이 형제들이 마음 모아 바치는 공동기도입니다.

공동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용서 안에서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을 때
치유되는 영육의 병이요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입니다.
 
오늘도 모두 한 마음으로 바치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영육을 치유해 주시며 공동체의 일치를 견고케 하십니다.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어라.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이다.”
(콜로3,1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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