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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남에서 시작된다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04 조회수654 추천수12 반대(0) 신고
 

 

한 부인이 죽었는데 남편이 몹시 절망하며 슬퍼하였다.
옆집에 사는 아이는 그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하지만 엄마는 아저씨를 귀챦게 하지 말라고 단단히 타일렀다.
그런데 얼마후,
아이 엄마는 아들이 이웃집 아저씨 무릎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이는 한동안 그렇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와왔다.
엄마는 화가 났다.
“아저씨를 귀챦게 하지 말라고 했지? 도데체 거기서 뭐하고 있었니?”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아저씨가 우는 동안 그냥 같이 있었어요”

대화는 말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엄마는 말로만 대화했다. "가지마"
아이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아이와 대화하지 않고 지시하기만 한 것이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진지한 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오늘 바리사이들과 예수님의 대화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대화든 두 사람의 영혼이 가까이 다가와서 만날 때 이루어진다.
자기 생각이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이 있는 장소와 그가 사용하는 말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이 왜 세리와 죄인들과 음식을 나누는지 알려면
그 식사자리에 함께 앉아서 같이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해야 했다.
하지만 바리사이들은 그렇게 않고 멀리 서서 따지기만 하였다.

그에 비해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하고
그 속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다.

다미안 신부님은 부유한 농부 집안에서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다.
그 당시에는 나병환자들을 멀리 섬으로 쫓아보내서 거기서 환자들끼리만 살게 했다.
환자들은 사회에서 버려져 절망적인 생활을 하거나 쾌락에 빠져 지냈다.
절도와 음주, 문란한 성생활, 무질서가 판을 쳤다. 희망이 없는 곳이었다.

그곳에 다미안 신부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들의 썩은 몸과 악취나는 입냄새가 역겨웠다.
하지만 그들도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다미안 신부님은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사람이 죽으면 관을 짜 무덤을 파서 묻어주고 장례미사를 치러주었다.

그들에게 하느님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한 다미안 신부님은
나환자들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나병환자들과 함께 먹고 그들을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도 나병에 걸렸다.
어느날 신부님 다리에 펄펄 끓는 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물집이 부풀어 오르는데도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다미안 신부는 완전하게 그들과 하나가 되었고
그래서 그 자신 스스로 나병환자가 되어서
자기가 알고 있는 하느님을 그들에게, 다시 말해서 나병환자들에게
즉, 자기 자신에게 전하게 되었다.
다미안 신부님은 그들을 “교우님들”이라고 부르지 않고
“우리 나환자들” 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대화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오고 가야 한다.
바리사이들은 자기들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자기들은 죄가 없거나 있어도 거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의인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리나 죄인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가끔씩 이 바리사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있다.
“주님, 저 자가 어떻게 감히 얼굴을 들고 당신 집,
이 성전에 들어올 수 있습니까?
저 파렴치한 작자, 저 도둑, 사기꾼 같은 자가 말입니다.”

나도 그런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하지만 결국 나는 이렇게 하느님께 기도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나쁘다고 비난하는 저 사람도 아끼고 사랑하시는 줄 잘 압니다.
저 사람을 불쌍히 보시고 회개할 것이 있다면 회개시켜 주시고
바꿀 수만 있다면 바꾸어 주십시오.
하지만 모든 것이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선하신 뜻대로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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