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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자유로운 사람들"- 2008.6.11 수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11 조회수455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6.11 수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사도11,21ㄴ-26;13,1-3 마태10,7-13

                                                        
 
 
"참 자유로운 사람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만 잘 쓰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해결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인재난을 호소합니다.
사람은 많은 데 막상 사람을 쓰려하면 쓸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사람입니다.
아무리 환경 좋고, 건물 좋아도
그 안에 좋은 사람 살지 않으면 환경도, 건물도 쓸모없습니다.
 
우리 수도승들은 무슨 일보다도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일을 으뜸으로 칩니다.
 
사실 옛날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부의 목적은 사람이 되는 공부였습니다.

사람이 좋아야 말도 글도 행동도 좋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참 좋은 사람들입니다.
모두를 버림으로 주님을 얻은 자들이 참 자유로운 사람들입니다.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참 매력적인 사람들입니다.
 
아침 성무일도 중 다음 대목이 그대로 이들에 대한 묘사 갚습니다.

“내 마음은 하느님 안에서 기뻐 춤추며,
  나의 힘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높혀지는도다.”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

안팎으로 비우고 버렸을 때 충만한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무소유, 무집착, 무욕의 삶에서 솟아나는
빛이요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소유냐 존재냐의 삶에서
소유가 아닌 하느님 존재를 택한 제자들의 행복입니다.

소유의 짐으로 인해 존재의 선물을 잊지 않은 제자들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소유의 짐에 눌려
존재의 기쁨을 잃고 사는 지요.

오늘 복음은 얼마나 역동적인지요.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바야흐로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기 시작한
하늘나라를 접할 때 치유되는 영육의 질병입니다.

“앓는 이들은 고쳐주고, 죽은 이들은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은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제자들을 통해서, 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을 만날 때 오늘날도 일어나는 기적들입니다.

당신 교회와 제자들을 통해서
여전히 구원활동을 펼치시고 계신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비워야 가득 차는 하느님의 능력입니다.
 
무소유의 삶을 통해 역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무소유의 명령이 참 엄중합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소유가 아닌 존재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말 그대로 무소유의 삶을 살기는 힘들지라도
무소유의 정신만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소유해도 소유에 소유되지 않는
무집착의, 무욕의 영성으로 사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안팎으로 비워가는 것입니다.
가능한 최소한의 의식주로 만족하는 것입니다.
 
이래야 이웃들에게 참 좋은 선물,
님의 평화를 선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참 보배임을 깨달았을 때 저절로 이탈의 삶입니다.
 
비단 제자들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과소비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는
신자본주의 시대에 보편화해야할 영성입니다.
 
혹자는 공존공빈(共存共貧),
더불어 가난하게 사는 것만이
하나뿐인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 합니다.
 
문명사의 전환점에서
이런 내적혁명 없이는 인류의 미래도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비운 가난한 사람이
참 좋은 사람, 참 자유로운 사람, 참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이들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좋으신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기념하는 바르나바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자기를 비운 그 자리에 성령과 믿음으로 충만해진 바르나바입니다.
 
꽃향기를 찾아오는 숱한 벌들처럼,
바르나바의 성령과 믿음을 통해 발산하는 그리스도의 향기에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합니다.
 
말 그대로 존재 자체로서의 복음 선포요
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자기를 비운 우리 존재를 성령과 믿음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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