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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8 조회수736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6월 28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Lord, I do not deserve to have you come under my roof.
But just say the word,and my servant will be healed.
(Mt.8.8)
 
 
제1독서 애가 2,2.10-14.18-19
복음 마태오 8,5-17
 
 
어느 날 인디언들은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서 서둘러 월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인디언들이 자신들의 추장에게 조언을 요청했지요.

“추장님, 올겨울은 추울 것 같습니까?”

추울 것이라고 말했다가 안 추우면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추장은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 뒤 몰래 자기 천막에 들어가서 기상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올 겨울은 추울까요? 따뜻할까요?”

추장의 질문에 기상대에서는 웃으면서, “겨울이니까 당연히 춥겠지요.”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추장은 기상대에서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올 겨울은 추울 것이니, 땔감을 충분히 준비하도록 해라!” 하며 인디언들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땔감을 준비하던 인디언들은 하나의 의문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얼마만큼의 땔감을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불확실한 추측으로 땔감이 모자라면 큰일이기에 다시 추장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올 겨울이 얼마나 추울지 구체적으로 말해 주세요.”

추장은 또다시 천막으로 들어가 몰래 기상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번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요?”

이에 기상대에서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근 인디언 마을에서 벌써부터 추위에 대비해 땔감을 구하느라 지금 난리이기 때문입니다.”

추장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 어리석은 추장처럼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쓸데없는 것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정말로 필요한 것은 주님께 대한 강한 믿음인데, 그보다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에 대한 믿음이 더욱 더 강해서 주님을 뒷전에 모시고 있을 때가 얼마나 많았던 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은 주님께 대한 믿음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분명히 알기에, 그는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로도 충분히 고쳐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지요.

사실 말로써 치유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로 옆에서 직접 만지고 이야기해주는 것이 더욱더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로마의 백인대장이라는 지위를 통해서 예수님을 억지로 끌고 올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믿음 하나면 족하다는 생각을 가졌고, 예수님께 그 마음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백인대장의 믿음. 쓸데없는 것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오로지 주님께 대한 강한 믿음을 가졌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믿음은 어떻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세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내 모습에서 부족한 믿음을 발견하게 되네요.



쓸데없는 것에 의지하면서 살지 맙시다.




꿈과 사랑의 힘(권태호)

지난 연말, 딸아이 친구의 학부모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놀랐다. 자살이라는 건 먼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8년 전 처음 만난 그는 아내와 동네 맥줏집 순례하는 게 취미였고, 가족을 끔찍이 생각하는 자상한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삶에 대한 적극성이 남달랐던 사람이다. 날마다 운동을 해 나이가 들어서도 청년 같은 몸매를 유지했고, 5시간 이상 자는 법이 없었다. 다섯 살 많은 그에게 “나는 산 날보다 살 날이 더 많지만, 형님은 그 반대”라고 놀리면, “무슨 소리? 평균 수명이 늘어 우리 모두 80세 넘어서까지 살 것”이라며 오래오래 살겠다던 그였다.

그러던 그는 억욱한 송사에 휘말려 감옥 신세를 져야 했고, 그 때문에 사업도 접었다. 관련 업계에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었던 치킨 집을 차려 또 다른 새 출발을 했다. 그렇게 2년 정도 흘렀고, 그는 ‘미안하다’라는 글만 남긴 채 캄캄한 밤, 홀로 떠났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보다 더 많아졌다. 자살 통계를 보면, 성별로는 남자, 연령으로는 40대, 직업으론 자영업자가 제일 많다. 가장 강해 보였던 40대 아버지들이 알고 보니 이처럼 약한 존재들이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 우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 40대 남성에게 가장 많다고도 한다.

이처럼 외롭고 힘든 이들은 지금도 묵언의 SOS를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정신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낙오하면 다시 일어나기 어렵고 그리고 외롭다. 가족마저 남 같을 때, 세상에 나 홀로 덩그러니 남은 것처럼 느낄 때, 우린 한없이 약해진다. 해결책? 최근 정부는 뒤늦게 범정부 차원의 자살 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상담 요원을 늘리고, 다리 난간을 높이는 건 죽음에 이르는 ‘결단’을 억제케 할 뿐, 죽음 같은 삶을 개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세상을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과 함께 그 세상을 살아가는 ‘나’를 강화시키는 것이 대책이라면 대책일 것이다. ‘꿈’이 있을 때,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람들은 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인체의 저항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의 저항력도 그때 함께 강화될 것이다. 꿈과 사랑이 어려운가? 그럼, 취미라도 가져보는 건 어떨까?
 
 
 "Go! It will be done just as you believed it would."
(Mt.8.13)
 
 
James Ingram - Just 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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