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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24일 야곱의 우물- 루카 1, 57-66.80 묵상/ 광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4 조회수722 추천수3 반대(0) 신고
광야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루카 1,57-­66.80)
 
 
 
 
◆붐비는 도시에 소유한 땅이 없는 내게 광활한 광야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다. 더욱이 성경을 읽을 때마다 예수님께서 유혹받으셨다는 광야와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을 향해 걸어가야만 했던 광야는 꿈에도 그리운 곳이었다. 광야가 어떠한 곳이기에 이스라엘 백성은 그토록 불평을 늘어놓았던가? 간혹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강할 때 광야는 더욱더 매력적으로 상상이 되었다.
 
드디어 지난해 여름 성경의 땅을 찾아 성지순례를 떠났다. 광야를 직접 체험해 보고 사진도 많이 찍어 오겠다는 꿈을 안고 사뭇 설레는 마음으로 갔다. 평소 세례자 요한이 등장하는 복음과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 장면을 묵상할 때마다 온갖 상상을 다 했다. 그런데 막상 시나이 반도의 광야를 지나면서 열풍과 뜨거운 햇빛에 내 몸을 드러냈을 때, 가장 먼저 ‘이스라엘 백성이 못살겠다고 불평한 것이 뭐가 잘못인가? 이런 조건에서 불평을 안 하면 그게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또 얼마나 목말랐을까?
그런데 이 광야야말로 하느님의 말씀이 크게 들려오는 곳임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히브리말로 ‘광야’를 뜻하는 ‘미드바르’와 ‘말씀’을 뜻하는 ‘드바림’이 같은 자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광야!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이 전혀 채워질 수 없는 곳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들려온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선포 활동을 준비해 왔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도 모든 일에 앞서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들으며 준비해야겠다.
전봉순 수녀(예수성심전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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