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6월 23일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3 조회수833 추천수14 반대(0) 신고
 

6월 23일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 마태오 7,1-5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나 자신에 대한 겸손>

   형제들과 식탁에 앉을 때 가끔씩 볼 수 있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갓 입회한 초보자든 오랜 경륜이 쌓인 대 영성가 선배님이든 누구든 겪는 재미있는 일입니다.

   식사에 전념하다보면 가끔씩 밥알이 100% 입속으로 다 안 들어가고, 밥알 한 알이 입 주변에 붙을 때가 있습니다.

   후배라면 “**야, 너 그거 붙여놨다가 간식시간에 먹으려고 그러냐?”면서 지적을 해줍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원로 신부님이나 대영성가께서 밥알을 붙이고 계시면 말씀드리기가 참 조심스럽습니다. 말씀 안 드리면 식사 시간 끝날 때 까지 붙이고 계시니 말씀 안 드리기도 그렇고 참 난감합니다.

   우리가 좋은 눈을 가지고 있고, 대단한 안목을 지니고 있고, 상대방의 내면을 꿰뚫을 수 있는 지혜를 지니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정작 가장 중요한 ‘나’를 못 볼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내 머리카락이나, 내 팔, 내 다리는 쉽게 볼 수 있지만, 내 코는 아무리 노력해도 보이지 않습니다. 내 입도 여간해서 보이지 않습니다. 내 눈은 절대로 볼 수 없습니다. 오직 거울을 통해서 볼 수 있거나, 이웃의 시선을 통해서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잘 안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나를 조금 밖에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나만 아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확신은 위험합니다. ‘나 자신’에 대해서조차 겸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부분에 있어서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 예수님을 박해하기 이전에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대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올곧다고 생각했습니다. 티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행동 하나 하나가 거침없고 당당했습니다.

   그러나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예수님의 음성을 들은 뒤로 크게 변화됩니다. 자신 안에 어두운 부분이 그토록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깜짝 놀랍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들이 다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하느님을 박해하는 일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결국 바오로 사도는 스스로를 파악하는데 100% 실패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게 됩니다.

   “돌아보니 모든 것이 다 틀린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파악하는 데 다 신중하고, 더 겸손하라고 신신당부하고 계십니다.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내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이웃을 향한 매서운 눈초리를 돌려 내 신발 끝에 묻은 먼지를 먼저 확인해야겠습니다.

   “그런 말 하지 말고 너나 잘해. 내가 다 알아서 한다니까! 나보다 날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래?” 이런 말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나를 향한 이웃들의 말을 겸손하게 경청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00번 / 열절하신 주의사랑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