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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11일 야곱의 우물-루카 11,14-23 묵상/ 굽비오의 늑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11 조회수452 추천수5 반대(0) 신고
굽비오의 늑대

그때에 14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15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버리는 자다.”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은 밀라노 대교구의 교구장을 지냈습니다. 성서학자로도 유명한 분인데 우리말로 번역된 저서도 여러 권 있지요. 교구장직을 은퇴한 후에 마르티니 추기경은 파킨슨씨병으로 고생하면서도 예루살렘에 머물러 계십니다. 예루살렘에 평화가 올 때 세상에 평화가 올 것이라는 게 그분이 거기 머물러 계시는 이유입니다.

사랑을 말하는 사람은 대개 미움 한복판에 있게 되고 평화를 말하는 사람은 싸움 한복판에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분이 사랑의 사람이고 평화의 사람이기 때문에 주님께서 사랑이 필요한 곳, 평화가 요긴한 곳에 그를 파견하시는 거겠지요. 그는 미움 한복판에서 내면의 사랑을 드러내야 하고 싸움 한복판에서 내면의 평화를 증거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그는 이제 내적 차원과 외적 차원에서 사랑과 평화를 살아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활동한 이탈리아의 굽비오 지방에 간 적이 있습니다. 바닷가에 해수욕을 하러 갔는데 그곳 사람들이 서로 ‘평화와 선!’ 이라고 인사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신조였던 이 말로 서로 인사를 하는구나, 정말 신앙의 뿌리라는 것은 놀랍다!’ 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어쨌든 늑대를 길들였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야기에서 어떤 이들은 좀 더 깊은 뜻을 읽어내기도 합니다. 굽비오의 늑대를 길들일 때 성인은 자신의 어두운 면, 폭력적인 그림자 자아를 대했던 것이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폭력을 용기 있게 바라보면서 주님께서 구원하시도록 맡겨 드린 것입니다.

참으로 그분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진정 사랑과 평화를 살게 됩니다. 그것을 막는 내 안의 미움과 불화를 이겨내는 것, 이것이 평화의 첫걸음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모두 그분과 평화롭게 지내면서 그 힘으로 우리 이웃과도 평화를 이루며 살면 좋겠습니다.
황인수 신부(성바오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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