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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기보기 할머니 할아버지>
작성자장종원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9 조회수452 추천수2 반대(0) 신고
 

<아기보기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아파트 단지에 눈에 띄게

아기들이 많아졌다.

아기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유모차에다 아기를 태우고

많이 돌아다니신다.

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새로 이사 온 분들이

손자손녀를 키우거나 돌보고

계시는 것으로 보인다.


나와 내 마누라도

둘째 손자를 한 주간에

이박 삼일 본다.

큰 손자를 외가 할머니한테만

맡겨서 키웠더니

정이 덜 든 것 같다면서

마누라가 그렇게 결정해서다.

그런데 태어난 지 아홉 달 된

둘째 손자 녀석이 내가 없으면

계속 운다.

나를 더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니까 권행이가 착각 아니냐 했다.

착각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래서 좋은 게 아니라

예쁘기는 한데 혼자 하는

노동에 방해가 된다.


며느리는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아기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학원을 그만 두고 아기를 키우고 있다.

아기는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맡기지 말고 반드시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가르치시는 법륜 스님 말 그대로

따르고 있는 셈이다.


마누라가 맞벌이하는 부부는

아기를 맡아 돌보는 시설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한다.

그 시설에서 아기가 계속 울 것 같아도

친구들이 있어서 꼭 그렇지만은 않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고 한다. 


북한은 보육시설이 거의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남한에서도 엄마와 보육시설이 협력하여

아기를 마음 놓고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보육, 육아, 교육 문제는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시금치 밭에서 알밤을 줍다>-이정헌

(이정현 형은 나와 수도생활을 10년 이상 하신 분이다.

아래 글을 읽으면 아씨시 프란치스코가

우리나라에도 있었구나 하실 것이다.)


우리집 주위에는 먹거리가 많다. 주위에 논밭이 있고, 하천이 있고, 산이 있어서다. 산에 사는 동물들이 먹을 것이 없을 때 찾는 곳이 우리집 주변이다. 두루미 같은 철새도 물고기를 찾아 내 집 앞 냇가를 찾는다. 늦봄부터는 뱀들이 산에서 내려와 내 텃밭을 지나 하천과 논밭에서 먹을 것을 찾는다.


그런가 하면, 내 텃밭은 두더지의 천국이다. 놈들은 하루 종일, 밭 바로 윗쪽에 있는 산 어디에선가 놀다가 식사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내려와 텃밭에서 지렁이 잔치를 즐긴다. 농약을 하지 않아 우굴우굴한 지렁이들을 놈들이 그냥 두고 지나치겠는가. 한동안 피해가 너무 심해 놈들을 퇴치하려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해볼 도리가 없었다. 하는 수 없어 아예 농작물의 반쯤은 이놈들에게 상납한지 오래다.  


그런데 올 봄부터일 것이다. 유난히 우리집 주변에 다람쥐가 눈에 많이 띄었다. 즐거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놈들을 볼 때마다  나는 넋을 잃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있었다. 이것들이 정원의 바위 위에서 보라는듯 자태를 뽑내질 않나, 잔디밭을 쏜살같이 내달려 소나무 위에 걸터 앉아 약을 올리질 않나, 담장에 올라 앉아 딸기를 아작아작 씹지를 않나...... 전원생활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은근한 기쁨. 나는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


예년에 비해 다람쥐가 눈에 많이 띄는 것은 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년에 내 헬스장 옆 꽃밭에 꽃나무을 없애고 대신 딸기를 심었다. 꽃나무는 제철이 지나면 시들어 보기가 싫고 일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었다. 딸기는 한번만 심어놓으면 일년 내내 푸르른 데다 생장력이 좋아 한두해 사이에 땅을 덮어버린다. 그래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밭에서 흙먼지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듯 딸기는 먹어서 좋고,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딸기는 노지에서라도 한겨울을 빼고는 계속 열매를 달고 산다. 다람쥐가 노린 것은 바로 이 딸기 열매였던 것이다. 농약을 하지 않아 작고 못생긴 것일지라도 사시사철 마음놓고 따먹을 수 있으니, 내 딸기밭은 다람쥐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런데 달포 전의 일이다. 시금치를 심기 위해 밭에 퇴비를 뿌리고, 쇠스랑으로 땅을 깊게 파고, 두둑과 이랑을 만들어두었다. 그리고 시금치를 갈 때가 되어 다시 밭을 정리하다가 나는 뜻밖에 횡재를 했다. 그 밭에서 잘 익은 알밤과 땅콩을 주은 것이다. 한 두 개가 아니라, 열댓개씩이나...... 밤나무는 우리집 앞산과 뒷산에 지천으로 널려 있고, 땅콩밭은 산책길 바로 옆에 있는데,,,,,, 그렇다고 알밤과 땅콩이 내 밭 땅 속에서 나온 연유가 무어란 말인가! 


그건 일년 내내 눈치보지 않고 맘껏 먹는 딸기에 대한 보답으로 다람쥐들이 그 주인에게 되돌려준 선물이 아니고 무엇이랴!


고맙다, 다람쥐들아. 혹 내 밭에 있는 알밤과 땅콩이 너희들이 겨울에 먹으려고 숨겨둔 것이라면 이런 낭패가 없구나. 밭 한 켠에 찾기 쉽도록 모아두었으니 잊지말고 찾아 먹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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