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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육화의 봉헌, 수난의 봉헌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2 조회수452 추천수13 반대(0) 신고

 

육화의 봉헌, 수난의 봉헌  

 


        오늘 복음은 우리 주님께서 율법에 기록된 대로
        성전에서 봉헌되셨다고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그런데 교회가 봉헌 축일을 2월 2일로 지내는 것은
        주님께서 태어나신지 40일이 되는 날에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40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광야에서 떠돌던 그 40년이고,
        주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그 40일입니다.
        이 40은 시련과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 기간이고
        이 과정을 거쳐 아버지께로부터 오신 주님께서
        다시 아버지께 돌아가시는 기간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신 것은 이 40일의 첫날이요,
        이 세상을 떠나신 것은 이 40일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러므로 40일의 첫날인 주님의 성탄은
        주님께서 하늘에서

        세상으로 봉헌되심을 뜻하는 것이라면
        40일의 마지막 날인 주님의 봉헌 축일은
        주님께서 십자가 위,

        즉 이 세상에서 하늘로 봉헌되심을 뜻하는 것이고,
        주님의 성탄이 하늘의 성부께서 아드님을

        이 세상에 봉헌하신 것이라면
        주님의 봉헌은 지상의 부모가 아드님을

        성부께 봉헌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첫 번째 주님 봉헌은 육화의 봉헌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우리에게 봉헌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세상 가운데로,

        우리 가운데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두 번째 주님 봉헌은

        십자가 희생, 수난의 봉헌입니다.
        주님께서 성부께 순종하여

        우리를 위해 당신 목숨을 바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 봉헌의 축일에

        시메온은 끔찍한 예언을 합니다.
        주님을 봉헌한 마리아는

        영혼이 칼에 찔릴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육화와 수난의

        두 봉헌을 통해 세상의 빛이 되십니다.

        오늘은 또한 축성 또는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많은 수도회들이 서원식을 거행하고
        서원자들은 주님의 이 봉헌을 본받아

        자신을 하느님께 바칩니다.

        그러나 수도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 봉헌의 삶을 살아야겠지요.
        수도자만 주님의 봉헌을 본받아야 한다면
        굳이 교회 전체 축일로 오늘을 지낼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봉헌해야겠습니까?
        주님께서 하신 대로입니다.

        세상 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불교식으로 얘기하면
        출가하였다가 사바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자기 혼자 주님과만 사귀며

        고고하게 살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복음화하기 위해
        살아있는 복음으로 세상 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가운데 들어가지만

        우리가 세속화되면 아니 되겠습니다.
        그래서 마치 연꽃이 흙탕물에 피지만
        결코 그 물에 잠기는 법이 없이
        세상에 아름다움과 향기를 풍기듯이
        우리도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으로
        세상을 복음화 하되 자기가 세속화되는 일 없이
        세상 한 가운데서

        복음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연등처럼 어둠을 비추는

        작은 촛불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뜻으로 교회는

        오늘 1년 동안 쓸 초를 축성하는 것입니다.
        축성된 초를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가
        매일 그 초를 켜고 기도를 드림으로서

        먼저 자신을 성화하고
        또한 자신이 이 초와 같이

        세상을 밝히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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